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서 연설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사진=뉴스1 |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등록을 차단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법원의 결정으로 일단 중단된 가운데,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홍콩 대학들이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5일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과 상관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 교육청 국장인 크리스틴 초이는 지난 23일 소셜미디어에 "홍콩 정부가 홍콩의 모든 대학에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 편리한 조치를 제공하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초이 국장은 각 대학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홍콩과학기술대학과 홍콩이공대학, 홍콩시립대, 홍콩중국대 등 여러 대학들이 호응했다.
홍콩과기대는 성명을 내고 하버드대에서 온 국제학생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했다. 홍콩과기대는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국제 학부생 및 대학원생과 학위과정 입학 통지를 소지한 학생들에게 공개 초청장을 발송했다.
홍콩이공대는 전담 입학팀을 구성하고 하버드대 등 미국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입학 통지를 받은 학생들에게 홍콩에서 학업을 계속할 것을 제안했다.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전학생에겐 장학금과 신속한 전학 절차도 지원한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23일 베이징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국은 23일 트럼프 행정부의 하버드 유학생 금지 조치가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해칠 것이라면서, 홍콩의 과학기술대학은 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이용해 이들 유학생들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
홍콩시립대도 학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국제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별 장학금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박사과정 학생이면 기존 지도교수를 공동 지도교수로 초빙해 연구의 연속성과 학문적 수준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하버드대가 캠퍼스 내에서 반유대주의와 폭력을 조장하고 친테러리스트 선동가들이 유대인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을 방치해 안전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행위를 선동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외국인 학생이라는 설명이다.
또 하버드대가 중국 공산당과 협력해 반미국적 활동을 조장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가 위구르족 집단 학살에 연루된 중국 공산당 준군사조직 구성원들을 초청 및 교육하는 등 중국 공산당과의 협력 활동을 촉진했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에는 해마다 1800~2300여명의 중국 유학생이 입학한다. 현재 1300여명이 등록돼 있다고 전해지며 이는 유학생 수의 약 5분의 1에 해당한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를 비판하며 교육 협력을 정치화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교육 협력을 정치화하는 것에 중국은 일관되게 반대했다"며 "이번 조처는 미국 이미지와 신뢰도를 훼손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학생과 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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