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연수에서 만났던 A입니다.
명함 정리를 늦게 해서 이제 연락드려요.
연수 기간 동안 여러 이야기 나누게 돼 너무 즐거웠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또 볼 수 있길요.
대구 오실 일 있음 언제든 연락주세요.' 얼마 전 광주전남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 공동주관으로 열린 '전국 기자 초청 5·18 역사기행'에서 만난 한 기자의 인사였다.
이번 연수는 5·18 역사적 의의와 과제,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특강과 국립 5·18 묘지 및 민주열사 묘지 참배, 전남대·전일빌딩 245 등 사적지 탐방으로 구성됐다.
광주의 5월은 여전히 뜨겁고 분주했다.
매년 5·18 특집을 준비하느라 분투하는 지역 기자들과 45년 전 그날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들이 거리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기자들은 각자의 세대와 지역, 배경지식으로 5·18을 이야기 했다.
모두가 같은 시각을 공유하지 않았지만 기억해야 할 이유에는 이견이 없었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계엄령이 45년만에 선포된 장면은 기자라는 직업의 무게를 다시 자각하게 만들었다.
특히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때 총에 맞아 팔이 떨어져 나간 한 시민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에 여의도 국회로 달려갔다는 이야기는 많은 기자들의 가슴에 울림을 남겼다.
그의 "45년 전 나는 살았고 죽은 자들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국회로 가는 일"이라는 발언은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이 현재진행형임을 일깨웠다.
제주지역 기자들은 4·3사건과 연결하며 언론의 책무와 기자들의 시대정신에 대해 목소리 높였다.
제주도 이야기가 나오니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거론됐다.
한편에서는 제주도 배경 드라마가 4·3사건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자 또 다른 한편에서는 5·18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아도 그 시대 드라마는 완성된다면서 굳이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반응도 교차했다.
그러다가 임상춘 작가 이름이 거론됐다.
임상춘에서 작가 한강으로 그리고 그녀의 작품 '소년이 온다'까지 K-콘텐츠로 화제가 이어지며 광주의 밤은 그렇게 깊어졌다.
연수가 끝나고 찬찬히 다시 돌아본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제45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특별전이 한창이었다.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의 문장들이 전시관 곳곳에서 실제 역사자료와 맞물려 현재의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때마침 현장체험학습을 온 광양마로초 6학년 학생들이 해설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45년전 5월의 광주를 마주했다.
일본, 미국, 독일 등 번역, 출간된 번역본부터 소설 속 동호의 실제인물인 문재학의 가상 인터뷰 영상까지 어린이들은 교과서 밖 공부에 누구하나 눈을 떼지 않았다.
간혹 "왜 총을 갑자기 쏜거에요?"라든가, "왜 이 소식이 알려지지 않은 거에요?"라는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도 들렸다.
지난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는 '교육' 문제가 단 한차례 언급되지 않았다.
토론회 직전인 지난 22일 제주도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악성민원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교육계는 사교육의 과잉과 지역간 학력격차, 교사들의 권위가 실종된 현재의 교육문제를 외면한 것은 교육 홀대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날 기록관 필사체험 칸에 남겨진 글귀 한 줄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당신들의 희생에 우리는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나라면 그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당신들의 뜨거운 결의와 파도에 나도 함께 일렁였기를.'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금언(金言)처럼 5월 광주에서 교육의 가치를 다시 되새겨본다.
박은지 교육부장 데스크칼럼,박은지,5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