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권고하는 72시간 생존 키트의 내용물 /프랑스 내무부 제공 |
유럽 국가들이 전쟁과 재난 상황에 대비한 자국민들의 대비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금과 함께 3일간의 상비 용품을 마련케 하고, ‘생존 매뉴얼’도 만들어 나눠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고, 급격한 기후 변화로 대규모 천재지변이 잦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21일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사이버 공격의 위협 역시 급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긴급 상황에서 장시간 전자 결제 시스템이 중단되는 경우에 대비해 지폐와 동전 등 현금 보유를 권장한다”고 밝혔다. DNB가 권유하는 현금 보유액은 성인 1인 70유로(약 11만원), 어린이 1인 30유로(약 5만원) 이상이다. DNB는 “72시간 동안 필수적 지출에 필요한 현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3월 유럽연합(EU)이 새로 내놓은 ‘재난 대응 지침’에 따른 것이다. EU는 당시 벨기에 브뤼셀에서 사상 첫 ‘안보 집행위원단’ 회의를 열고 ‘위기 대비 연합 전략’을 내놨다. 각 회원국이 전쟁과 사이버 공격, 전염병 대유행, 천재지변 등 위기 상황에 대비한 체계적 대응책을 마련토록 했다. 특히 EU 시민들이 정부가 일시 마비되는 상황에도 최소 72시간(3일)간 버틸 수 있는 ‘생존 키트’를 구비토록 강력 권고했다.
생존 키트의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일정액의 현금, 1인당 최소 6L의 식수, 손전등과 라디오, 건전지, 응급 의약품, 통조림과 건빵 등 장기 보관 식품, 응급 의약품, 방한 의류와 담요, 다목적 주머니칼, 성냥과 양초, 신분증 사본 등이 공통적으로 포함된다. 지금까지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덴마크, 스웨덴 등 대부분의 EU 회원국이 자국민에게 생존 키트 마련을 장려하고 나섰다. 또 위기 상황 대처법을 자세하게 실은 ‘생존 매뉴얼’ 보급도 시작했다.
지난달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 하루 종일 카드 결제가 중단되고 밤늦게까지 전기 조명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생존 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앙포 등 프랑스 매체들은 “예전에는 중·장년층들이 생존 키트에 주로 관심을 보였지만, 요즘은 20~30대 젊은 층도 비상용 현금이나 물 등을 미리 챙겨 놓는 분위기가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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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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