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경제 성장 우려…한은, 29일 금리인하 유력

2.75%에서 2.5%로 하향 전망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 충격…경기 부양 필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 발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월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뉴스1

2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요 연구 기관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대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거듭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2.75%에서 0.25%포인트 내린 2.5%로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통위가 지난달에는 1,5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 불안을 명분으로 금리를 동결했으나, 이후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0.2%)을 기록한 만큼 금리 인하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4월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전망했으며,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달 초 이탈리아 밀라노 출장에서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 금리와 함께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올해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5%에서 0%대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역시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의 설득력이 있게 하는 요인이다. 이미 국내외 기관에선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0%대로 낮추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앞서 6일 발표한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0.7%까지 낮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기존 1.5%에서 0.8%로 낮춰 잡았다.

그동안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도 안정적인 흐름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9일 미국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1,487.6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주 한미 환율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1,370원대까지 내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통상 불확실성, 경기 하방 위험 등에 대응하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2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금통위에서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올 연말 최종 금리 전망을 새로 내놓을지 주목한다. 당초 한은은 연말 최종 금리를 2.25%로 내다본 바 있다. 올해 성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저치에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6월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금리 하향 폭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1%보다 낮게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기준금리도 올해 2.0%까지 인하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