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이성필 기자] 영국 런던이 축구로 연일 시끄럽다.
지난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일대 거리에는 20만 명이 모여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다.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이기며 우승한 것에 대한 축하 파티가 성대하게 열렸다.
토트넘 팬들은 언더그라운드(지하철), 오버그라운드(전철) 할 것 없이 소리를 지르며 즐거움을 크게 만끽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우승을 해냈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훨씬 높은 순위에 있는 아스널, 첼시, 풀럼, 크리스탈 팰리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런던 연고 팀들은 조용히 다녔지만, 토트넘은 너무 달랐다.
그리고 말없이 대단한 일을 기다리는 팬들이 있었다. 바로 챔피언십(2부 리그) 선덜랜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팬들이었다. 이들은 토트넘이 축제를 즐기던 시점, 하나둘 런던에 등장했다. 24일 영국 축구의 성지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에는 모두 선덜랜드, 셰필드 팬들이었다. 9만 명 수용 가능한 경기장에 양팀 팬 8만 2,718명이 나눠 들어왔다. 공식 집계만 그렇지, 9만 명을 가득 메웠고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했던 팬들은 경기장 밖이나 런던 중심가에서 응원했다.
TV 역시 유료 중계였지만, 펍(선술집) 등에서는 양팀의 치열한 혈전을 보는 이들로 상당했다. 승격과 잔류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 분위기는 정말 치열했다.
특히 선덜랜드는 지동원(수원FC), 기성용(FC서울)이 뛰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고 한 OTT '죽어도 선덜랜드'를 통해 리그1(3부 리그)까지 떨어졌던 팀의 현실을 일반인들도 꽤 알고 있었다. 선덜랜드를 지휘했던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승격을 기대한다"라며 응원할 정도로 승격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올 시즌은 챔피언십 4위를 했고 4강전에서 5위 코번트리를 만나 승리하며 최종 결승에 올랐다. 운이 따르지 않았고 전반 8분 만에 오니엔의 부상으로 메팜이 대신 투입됐다.
오히려 선덜랜드는 24분 코너킥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셰필드에 역습을 내줬다. 켐벨이 하머의 날카로운 패스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갈랐고 일순간 선덜랜드 팬들은 침묵 속으로 빠져 들었다.
하지만, 선덜랜드는 쉽게 죽지 않았다. 후반 31분까지 셰필드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다가 마옌다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골망을 가르며 1-1을 만들었다.
수비와 견고한 공격 작업이 승부를 가르는 시점이 왔고 추가 시간 5분, 왓슨이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잡아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선덜랜드 팬들은 난리가 났고 남은 시간을 수비로 버텨 승리와 승격 티켓을 가져왔다. 1, 2위로 직행 승격한 리즈 유나이티드, 번리의 뒤를 따른 것이다.
신난 선덜랜드 팬들은 런던 시내를 장악했다. 토트넘 팬들이 빌바오 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우승의 기쁨을 노래한 것처럼 선덜랜드 팬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선덜랜드의 승격을 알았던 일반 시민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면, 이미 맥주에 절여져 있던 그들의 목청은 더 커졌다.
런던을 가로지르는 템즈강에 뛰어들거나 미술관 박물관 등 주요 명소에는 선덜랜드 팬들이 경찰이 금지한 홍염을 피우며 응원전을 펼쳤다. 아무리 말려도 기쁨을 주체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2016~17 시즌 이후 9시즌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온 선덜랜드 팬들은 "우리가 프리미어리그다"라고 소리쳤다. 죽어도 선덜랜드라는 제목처럼 삶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선덜랜드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이 런던 시내를 뒤덮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