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김문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진정성 있게 국민에 다가가라” 조언 받아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가 24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대선 승리를 위한 조언을 구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김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면담은 약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김 후보는 먼저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한 뒤 대구로 이동해 박 전 대통령과 차담을 나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김 후보에게 “당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 반드시 선거에서 이겨달라”고 당부했다.

김 후보는 “과거 '선거의 여왕'이셨던 만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선거에 진심으로 임하면 된다. 진정성있게 국민에게 다가가면 반드시 이긴다”고 조언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개인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꼭 승리해달라”며 “오늘 와줘서 고맙다. 어떻게 도와야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지 더 고민해보겠다”고 격려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4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 후보는 “자리에 대한 욕심이나 사적 동기가 아니라, 민주당의 입법 독주로 무너진 나라의 근간을 바로잡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나섰다”며 “힘든 경선을 거쳤지만, 지금은 잡념 없이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방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 이만희 수행단장, 유영하 전 의원, 신동욱 수석대변인 등도 배석했다. 신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단일화나 특정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앞서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참배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정도로 잘못한 일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의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예방은 TK(대구·경북) 지역의 핵심 지지층 결집을 노린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이 던진 '통합' 메시지는 국민의힘 내 갈등을 수습하고 보수세력 재정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적 지지를 흡수함으로써 김 후보가 보수표 결집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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