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 서측에서 열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창립 36주년 전국 교사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안전하게 교육할 권리, 악성 민원 해결, 교육공공성 강화, 정치기본권 쟁취 등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가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 서측에서 '전교조 창립 36주년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외쳤다. 주최 측 추산 3000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최근 학교에서 숨진 제주 교사에 대한 애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오늘은 전교조 창립 36주년 결의대회이자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던 학생들과 함께한 학교에서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제주 중학교 선생님의 발인 날"이라며 "우리는 또다시 동료교사를 잃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교사들의 선의와 열정이 악성민원으로 돌아오고 방어적 생활지도에 교사들의 자존감과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며 "교육과 무관한 행정업무로 교사들은 컴퓨터만 바라보고, 교육부는 현장의 요구는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을 밀어붙인다"고 비판했다.
전승혁 전교조 부위원장은 "수사당국은 고인을 둘러싼 갈등과 심리적 부담이 어떤 상황에서 벌어졌는지를 밝혀달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민원처리방안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을 내놓고 특히 악성민원인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진행하라"고 소리 높였다. 이어 국회에는 "더 이상 학교가 무고한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로 고통받지 않도록 아동복지법 및 관련 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김상미 전교조 제주지부 사무처장은 "요즘은 안심번호를 통해 개인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아도 됨에도 고인은 아이들과 진심으로 다가가고, 신뢰를 쌓기 위해 기꺼이 연락처를 공개하시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과 소통하며 지내셨다"며 "그래서 수없이 걸려 오는 전화를 모두 받아야 했고 감당하기 힘든 말들을 감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자들에게는 재미있는 과학선생님으로,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됐고 제자들은 '선생님 덕분에 중학교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순직 인정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지난 22일 새벽 0시46분쯤 40대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담임 교사였던 A씨는 한 학생의 가족으로부터 학생 지도와 관련해 항의 민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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