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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구리·니켈·코발트·희토류… 미래 경제 지배할 다섯 가지 금속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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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전쟁

어니스트 샤이더 지음|안혜림 옮김|위즈덤하우스|584쪽|2만5000원

“중동에는 석유가 있고,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1980년대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은 전략적으로 희토류 개발에 나섰다. 중국의 희토류 생산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매년 40%씩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코발트와 리튬·구리 등을 찾아 세계를 샅샅이 뒤졌다. 미국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뒤 중국 광업 기업들은 구리 매장층을 개발하기 위해 탈레반과 협상을 시작했다. 콩고의 코발트 광산을 사들이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쓰고, 아르헨티나의 주요 리튬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의 에너지 전문 기자인 저자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광물 전쟁을 취재했다. 특히 미래 경제를 지배할 다섯 가지 금속으로 리튬·구리·니켈·코발트·희토류를 꼽았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가벼워지고, 사용 시간이 길어진 것은 리튬 이온 배터리 덕분이다. 스마트폰을 누를 때 진동이 느껴지게 하는 ‘햅틱(haptic) 엔진’에는 희토류 자석이 들어 있다. 스마트폰·노트북부터 전기차·전투기·잠수함에 이르기까지 광물은 이미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중국·볼리비아·콩고 등 전 세계 광산에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미국은 막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주요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규제 기관의 엄격한 환경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 조사, 시민 의견 수렴, 환경 단체의 반대 등 수많은 관문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미국 기업 피드몬트 리튬은 리튬 광산 개발로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맺고 주가가 10배나 뛰었지만, 주민 반발로 인해 허가를 받지 못했다.

저자는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한때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광산업이 다시 주목받는 역설에 주목한다. 하지만 많은 광산은 자연보호구역이나 희귀 동식물 서식지에서 발견된다. 채굴로 인한 소음과 먼지, 유독성 폐기물 등 지역 주민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땅을 파헤쳐야 할까. 저자는 ‘잠자는 광산’이 있는 지역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광물 자립과 환경 보호 사이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모색한다. 지하에서 벌어지는 자원 전쟁을 다각도로 살펴보며, 친환경 에너지 이면의 그림자도 놓치지 않는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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