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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젠가 현실 될 주한 미군 감축, 미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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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뉴스1

23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뉴스1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 미군 2만8500명 중 4500명을 한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한 미군 4500명을 괌 등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 배치한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부인했으나 미국은 트럼프 이전부터 주한 미군의 활동 영역과 역할 확대를 공언해왔다. 이런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 미군뿐 아니라 모든 해외 주둔군에 적용된다. 미군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고 핵을 제외한 재래식 위협은 해당 동맹국이 스스로 방어하라는 것이다.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지난해 “주한 미군을 중국에 집중하도록 재편하며 한국이 북한 상대 재래식 방어 부담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4500명 감축 검토’는 예고된 것이었다.

미군이 9개월마다 한국에 순환 배치하는 스트라이커 전투 여단 규모가 4500명이다. 미국은 결국 이 순환 배치를 중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미 전문가들이 수차례 언급해온 것으로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조치는 한반도 전쟁 억지력을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주한 미군의 재래식 지상 화력은 한국군에 비하면 그 역할이 크지 않다. 4500명이 철수하면 전투 부대는 포병 여단 하나가 남을 뿐이다. 미군은 화력을 계속 줄여왔고 한국군의 화력은 급격히 증대돼 왔다. 현재 우리 육해공군의 재래식 전력은 북한을 압도한다. 중국 견제를 맡을 주한 미 공군은 오히려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군이 북한 핵 억제, 대북 감시 정찰만 계속 지원해주면 충분히 전쟁을 억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이벤트를 위해 주한 미군을 카드로 쓸 가능성이다. 미 국방 관계자는 주한 미군 감축 구상이 “대북 정책과 관련한 트럼프의 고려를 위해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2018년에도 미·북 이벤트를 벌이며 한미 동맹의 핵심인 연합 훈련을 없앴다. 주한 미군은 우리 안보를 지키는 상징적 존재다. 미국의 필요에 따라 조정될 수는 있지만 김정은을 위한 협상 카드로 소비된다면 차원이 다른 문제다. 트럼프는 무슨 일을 할지 알 수 없는 만큼 여기에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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