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2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손바닥에 ‘백성 민’(民)자가 쓰여있다. 유튜브 갈무리 |
“민생과 민중을 위하는 대표를 뽑는 선거라고 생각해서, ‘민’자를 쓰고 이 자리에 나왔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23일 대선 후보 2차 티브이(TV)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이날 토론회에선 권 후보가 왼쪽 손바닥에 쓰고 나온 ‘백성 민’(民)자가 카메라에 잡히며 화제가 됐다. 2022년 대선 토론회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손바닥에 쓰고 나온 ‘임금 왕’(王)자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권 후보는 “3년 전 윤석열씨는 아마 무속인의 이야기를 듣고 ‘왕’자를 쓰고 나왔을 텐데, 저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모아 (‘민’자를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이란 뜻은 왕이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는 노동자와 서민을 대표하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뽑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선대위 관계자는 “윤석열은 대통령을 왕으로 착각했지만 권 후보는 광장 시민들을 대변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라며 “토론회를 보는 분들이 권 후보의 이런 깨알 같은 마음을 발견하고 잠시라도 즐거워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는 이날 토론회와 관련해선 “역시 1대 3 (구도)였다”며 “기후나 연금 등이 실제로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 밖의 주제처럼 이야기하는 후보들이 대부분이라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 고공에 올라가 있던 노동자들과, 얼마 전에 공장에서 기계에 끼어 사망한 에스피씨(SPC) 공장의 노동자들도 함께 왔다”며 “원래 생각했던 이야기를 많이 풀지 못해 매우 아쉬운 토론이었다”고도 했다.
권 후보는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겨냥해 “자기의 주장을 마치 옳은 것처럼 허위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등임금제 공약을 하며 “미국은 최저임금을 주마다 다르게 정한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제를 두고 있지 않다”며 “캐나다 역시 차등제를 실시하다 문제가 돼서 폐지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는데 완전히 잘못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후보 캠프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캐나다는 2002년 외국인에게 15% 낮은 임금을 주도록 했다가 기업들이 내국인 고용을 줄이고 외국인 고용만 늘리는 부작용이 발생해 2013년 이 제도를 폐지했다”며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임금을 국적에 따른 차등 적용하는 차별적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남은 3차 토론과 관련해 “정치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남은 토론에서 제대로 이야기하겠다”며 “상대방을 공격하고 악마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을 위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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