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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형사들의 오답 노트 '부산 아동 연쇄 살인 사건'

필드뉴스 진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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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캡처]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캡처]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가 지난 1975년에 있었던 '부산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을 다뤘다.

지난 22일 방송된 176회에서는 가수 김종국, 가수 겸 배우 정은지, 방송인 임하룡이 출연했다. 이번 사건은 과학 수사가 없었던 당시 시대를 반영하는 비극이자 형사들이 두고두고 곱씹어 보는 오답 노트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75년은 금전과 원한으로 인한 어린이 유괴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8월 25일 부산 서구 어시장 근처에서 발견된 박도훈(가명) 군과 20일 용두산 공원에서 발견된 김지은(가명) 양도 단순 변사 사건으로 알고 있었다.

이 사건이 아동 연쇄 살인 사건으로 알려진 계기는 한 기자의 특종 덕분이었다. 그는 지은 양의 신발이 현장에 없었고 노끈으로 묶여 있다는 결정적인 증언을 받아 기사를 내보냈다.

사실 경찰이 단순 변사 사건이라고 보고한 이유가 있었다. 지은 양의 경우 성폭행과 목을 조른 흔적이 있어서 부산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바로 특별 수사본부를 설치했고 다른 지역 형사들도 대거 투입됐다. 이 사건의 미스터리한 점은 도훈 군 몸에 쓰인 '후하하 죽였다'와 지은 양 몸에 쓰인 '범천동 임재은이 대신 공원에서 죽었다'라는 문구였다.


여기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파출소로 전화하여 "내가 00공고와 00중학교 사이에서 죽였습니다"라며 '7698'이라는 의문의 숫자를 말한 것이다. 경찰은 전화번호의 뒷자리로 추측하고 해당 여관을 샅샅이 뒤졌으나 허탕이었고, 그다음 날에 도훈 군의 시신이 발견됐던 것이다.

그렇게 부산이 발칵 뒤집힌 와중에 지은 양의 몸에 적혀 있던 '임재은' 양의 부모에게 전화가 왔다. 범인은 두 사건 이전에 임재은이라는 아이를 유괴하여 살해를 시도했던 것이다.

재은 양은 '대신 공원'까지 끌려가 목이 졸렸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범인의 몽타주를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영민한 아이는 당시 범인의 뒷주머니에 노란색 자가 있다는 것도 기억하면서 의류 재단사 중에 용의자가 있을 것이라는 경찰의 추정에 힘을 실어 주었다.


재은 양의 부모는 보복이 두려워 이 사건을 알리지 않기로 했지만 엽기적인 살인 행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재은 양 사건이 언론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자 지은 양 몸에 '범천동 임재은이 대신 공원에서 죽었다'라는 흉측한 문구를 남겼고, 재은 양이 살고 있는 집 전화번호 뒷자리 '7698'까지 파출소에 알려줬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특수본은 1년 동안 범인을 잡지 못했고, '부산 아동 연쇄 살인 사건'은 그렇게 영구 미제 사건이 됐다. 부산 형사들에게 고개를 들을 수 없는 치욕적인 사건이었으나 훌륭한 오답 노트로 기록되면서 훗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꼬꼬무' 방송 시간은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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