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
6·3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특히 23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좁혀졌다. 이 조사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도 처음으로 10%를 기록했다. 저만치 앞서가던 이 후보 지지율은 빠지고, 두 보수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쪽에서는 두 보수 후보가 단일화하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고, 민주당 쪽에선 선거 막판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김문수·이준석 합산 지지율, 이재명에 1%p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무선 가상번호 전화 면접) 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45%, 김문수 후보는 36%, 이준석 후보가 10%를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6%포인트 내렸고,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각각 7%포인트, 2%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눈에 띄는 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한 주 만에 22%에서 9% 포인트 차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영남 지역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이 후보와의 격차를 줄였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에서 60% 지지를 받아, 이재명 후보(22%)를 크게 앞질렀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지난주 이 후보(41%)가 김 후보(39%)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지만, 이번주에는 김 후보(45%)가 이 후보(36%)를 9%포인트 앞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인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관저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만난 뒤 나와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거대 양당의 정당지지도도 42%(민주당) 대 36%(국민의힘)으로 한주 전보다 가깝게 붙었다. 탄핵 찬반으로 진영 간 대립이 격하게 나타났던 지난 2~3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본격화하면서 숨어있던 ‘샤이 보수’ 표심이 여론조사 수치에 잡히기 시작한 결과로 보고 있다. 장덕현 한국갤럽 연구수석은 “지난 주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과 대선 후보 첫 티브이(TV) 토론회 등으로 분열됐던 보수가 모이는 분기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급박한 흐름이지만,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마음을 결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이와 관련해 “탄핵 이후 이재명 후보에게로 유입된 충성도 낮은 신규 유입층이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영입 번복에서 드러난 무리한 통합 시도나 이 후보가 첫 티브이(TV) 토론회에서 보여준 태도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부동화하면서, 이 후보와 당 지지율이 비슷하게 동반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국힘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 열려 있어”
국민의힘 쪽에선 이같은 조사 결과에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특히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이재명 후보를 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후보 단일화만 이뤄진다면 전세를 역전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단일화는 ‘이재명은 안 된다’는 국민적 열망을 결집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회 국가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윤재옥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를 줄인 뒤 이준석 후보와 합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단일화)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며 “(일단) 우리 후보의 지지율을 올리는 ‘자강’에 더 비중을 두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준석 후보 쪽의 완주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이다. 이동훈 개혁신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는 끝까지 남아있어야지만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퇴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 “격차 좁혀질 것 예상…더 겸손하게 나아갈 것”
민주당 쪽에서는 이날 갤럽 여론조사 낙폭을 두고 “보수 과표집의 결과”라며 등락에 일희일비하지않겠다는 분위기다. 천준호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공개된 갤럽 조사의 이념 분포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보수라고 응답한 이가 진보라고 응답한 이보다 11%포인트 이상 많았다”며 “보수 과표집이 극심했던 1월 조사 분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12·3 내란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문제 등을 두고 극우층의 결집과 반격이 거셌던 1월 후반부와 비슷한 정도로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대신 민주당은 ‘중도’ 응답자층에서 이 후보 지지도가 49%에 이르는 점 등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가 열흘가량 남은 상황에서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지지층을 더 많이 투표장에 끌어내느냐라고 보고 있다. 강훈식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는 것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부터는 얼마나 명분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많이 투표장에 가느냐의 대결”이라며 “오늘부터 1·2·3 투표 캠페인을 시작해 더 겸손하고 더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 참여를 호소드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2·3 계엄으로 무너진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해 기호 1번 이재명에게 3표가 더 필요하다’는 취지의 1·2·3 캠페인으로 지지층을 향한 투표 독려에 나섰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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