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주 맛보기 과정 경험 후
9개월 과정 아카데미 본격 도전
협업·다양성 중시...자율성도 매력
"기술과 건강 잇는 앱 개발하고파"
대구 출신의 의사 최정환(28)씨는 2년째 매주 나흘은 병원이 아닌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를 찾는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미국 애플사가 포스텍에 개소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강좌 '애플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 때문이다.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다 의정 갈등에 휩쓸려 일을 그만둔 그는 지난해 맛보기로 5주짜리 '애플 개발자 파운데이션' 과정을 마친 뒤 9개월 과정의 아카데미에 도전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합격한 뒤 포항에 집까지 얻어 아예 눌러앉았다. 최씨는 "파운데이션 수강 때 앱을 개발해 출시까지 했지만 5주 과정으로는 아쉬움이 많아 아카데미 수업을 신청했다"며 "애플 제품을 좋아하고 앱 개발에 관심이 많아 도전했는데 프로그램이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게 재미있어 2년째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카데미는 애플사가 직업 운영하는 앱 개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앱을 만들어 구현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마케팅, 기획까지 가르친다. 2013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8개국, 18곳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에는 2022년 포스텍에 개설된 아카데미가 유일하다. 당시 25개 지자체가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포항은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 등이 있는 포스텍과 최첨단 연구시설을 보유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9개월 과정 아카데미 본격 도전
협업·다양성 중시...자율성도 매력
"기술과 건강 잇는 앱 개발하고파"
경북 포항공대에서 2년째 애플의 앱 개발 과정을 수강하는 의사 최정환(28)씨가 자신이 출시한 앱을 소개하고 있다. 포항=김정혜 기자 |
대구 출신의 의사 최정환(28)씨는 2년째 매주 나흘은 병원이 아닌 경북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를 찾는다. 아이폰으로 유명한 미국 애플사가 포스텍에 개소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강좌 '애플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 때문이다.
대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내과 전공의로 근무하다 의정 갈등에 휩쓸려 일을 그만둔 그는 지난해 맛보기로 5주짜리 '애플 개발자 파운데이션' 과정을 마친 뒤 9개월 과정의 아카데미에 도전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합격한 뒤 포항에 집까지 얻어 아예 눌러앉았다. 최씨는 "파운데이션 수강 때 앱을 개발해 출시까지 했지만 5주 과정으로는 아쉬움이 많아 아카데미 수업을 신청했다"며 "애플 제품을 좋아하고 앱 개발에 관심이 많아 도전했는데 프로그램이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게 재미있어 2년째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아카데미는 애플사가 직업 운영하는 앱 개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앱을 만들어 구현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마케팅, 기획까지 가르친다. 2013년 브라질을 시작으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8개국, 18곳에서 운영 중이다. 국내에는 2022년 포스텍에 개설된 아카데미가 유일하다. 당시 25개 지자체가 유치에 뛰어들었는데, 포항은 막스플랑크 한국연구소 등이 있는 포스텍과 최첨단 연구시설을 보유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아카데미가 지방 소도시에 자리 잡은 대신 수강생에게는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월 14만5,000원을 내면 포스텍 기숙사에서 지낼 수 있고, 장학금 명목으로 1인당 매달 110만 원의 생활비를 받는다. 앱 개발에 필요한 애플사의 최신 장비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이 운영하는 강좌라 모집 때마다 경쟁이 치열하다. 애플사가 정확한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지만 10대 1에서 높게는 20대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수강생 3분의 2가 수도권에서 왔고, 네댓 명은 해외 출신일 정도로 인기가 많다.
최씨는 애플 개발자 아카데미의 인기 비결로 '협업'과 '다양성'을 꼽았다. 아카데미에서는 수강생을 영어로 '배우는 사람'이란 뜻의 ‘러너(learner)’라 부른다. 만 19세 이상이면 학력과 직업,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러너들은 최씨처럼 의료인부터 건축가, 증권맨까지 전공·학력·지역·직업이 천차만별이다.
애플 아카데미는 각계각층의 러너를 뽑아 협업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튀는 옷을 입고 오는 날' 등 각자의 취향을 마음껏 드러내는 행사도 자주 연다. 나이나 경력에 연연하지 않고 생각을 기탄없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호칭도 이름 대신 각자 지은 별명을 사용한다. 멘토라 불리는 16명의 강사가 있지만 러너들끼리 머리를 맞대 해결할 수 있도록 방향만 잡아준다. 최씨는 "우리 직업훈련처럼 직접 기술을 가르쳐주거나 앱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으로 생각했는데 조를 짜 각자의 의견을 가감 없이 나누는 게 대부분"이라며 "정량화된 평가나 어떤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압박이 전혀 없는 자율성도 애플 아카데미의 큰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주말에는 동네 병의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최씨는 올 연말 아카데미 수료 후 진료 현장에 필요한 앱 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은 앱을 위해 왔는데, 협업을 통해 러너들과 생각을 나누며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앱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의학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토대로 기술과 건강을 잇는 앱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