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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분노', 연맹은 '징계', 심판은 '유감'...안양 최대호 구단주의 말 한마디, 큰 파장을 일으키다

스포티비뉴스 장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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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말 한마디에 팬들은 분노했고, 연맹은 징계를 준비하며, 심판은 유감을 표했다.

지난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FC안양 최대호 구단주의 기자회견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근 안양의 경기에서 연이어 발생한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그리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대호 구단주는 “최근 들어 안양의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심판 판정에 더는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단순한 오심을 넘어 경기 흐름을 결정짓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심각한 판정 오류들이 누적됐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프로축구단으로서 승점 1점을 얻기 위해 피나는 훈련과 에너지를 쏟는 선수들의 희생을 외면할 수 없다"며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 심판 판정의 공정성 강화 ▲ 오심에 대한 공식 인정과 공개 ▲ K리그 경기 규정 제37조 '심판 비판 금지' 조항 재검토를 요구했다. 평소 K리그의 심판 판정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이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발언이었다.

다만 징계를 피할 수는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 ‘제6장 상벌’에는 ‘유형별 기준 제2항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내용이 존재한다. 여기서 해당 조항 (가)에는 ‘경기 직후 인터뷰 또는 SNS 등의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는 매체를 통한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 언급은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장 정지 혹은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제재금 부과 조치가 취해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에 의해 그동안 축구 관계자들이 직접적으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최대호 구단주는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판정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쏟아냈다. 당연히 징계가 불가피한 행동이다. 이에 최대호 구단주는 본인 사비로 벌금을 지불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잠시나마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최대호 구단주는 징계를 감수하고 소위 총대를 멘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최대호 구단주는 “지난 3월 30일 전북전에서도 이상한 판정이 있었다. 더 이상 용납할 수 없었다. 시도민구단 모두가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과연 공정한 경기였는지 의문이 든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은 자원이 다르다. 잘 나가는 기업구단들은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팀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판정은 공정해야 하지 않겠나. 일부 시도민구단들은 불만이 있을 것이다.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 간의 공정한 판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발언이었다. 기업구단들은 시도민구단에 비해 막강한 자금력을 갖췄다. 따라서 최대호 구단주는 기업구단들이 이 자금력을 활용해 심판 판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가만히 있던 기업구단들 입장에서는 봉변이다. 기업구단 소속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관계자들의 땀과 노력이 폄하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전 구단이 판정 개선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던 그의 말이 완벽히 바뀌었다.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을 갈라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연스레 기업구단 팬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최대호 구단주를 강력히 규탄했다. 최대호 구단주는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자회견 발언을 정리한 입장문을 게시했는데, K리그 팬들은 해당 게시물에 비판 댓글을 쏟아내는 중이다. 이후 기자회견 다음날, 연맹이 보도자료를 통해 최대호 구단주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연맹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 현 상황에 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 연맹은 K리그 심판의 배정과 평가를 담당하는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판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심판 제도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별개로, 특정 구단이 판정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나아가 그 차별이 구단의 규모나 운영 주체의 상이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은 K리그 운영에 관한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연맹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K리그에서 시도민구단과 기업구단이라는 분류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는 있으나, K리그 정관과 규정에서는 구단의 운영 주체에 따른 어떠한 공식적인 구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의 재정 규모는 경기력의 차이로 반영될 수는 있으나, 리그 규정과 경기 운영의 원칙은 모든 구단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판정의 공정성은 구단의 형태와 무관하게 엄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라며 문제의 발언을 지적함과 동시에 “최대호 구단주의 소속 구단인 FC안양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라며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 설명했다.




같은 날,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회장 이동준, 이하 협의회)는 임시 총회를 개최한 뒤 최대호 구단주의 발언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심판 판정 문제가 제기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경기 판정에 대한 구단의 문제 제기에 겸허히 귀 기울이며, 일부 판정으로 인해 불신을 느끼셨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심판진을 대표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협의회는 경기의 공정성에 대한 책무의 무게를 누구보다 무겁게 느끼고 있다”라며 판정에 대한 개선을 약속했다.

이어 “하지만 심판진 전체를 향한 무분별한 일반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심판의 독립성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최대호 구단주의 이번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 조치를 할 것”이라며 최대호 구단주의 발언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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