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KAI 사장 “KF-21 인도네시아 불협화음 빨리 해결돼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전시회(LIMA)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 불협화음이 불거진 데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루빨리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KAI 제공]

[랑카위(말레이시아) 국방부 공동취재단·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인도네시아와 KF-21 보라매 사업 협력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전시회(LIMA)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 불협화음이 불거진 데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루빨리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네시아와 갈등이 향후 KF-21 동남아 진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차세대전투기를 국제 공동연구개발하기로 하고 탐색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친데 이어 시험비행을 비롯한 체계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측이 재정난을 이유로 애초 1조6000억원의 분담금을 6000억원으로 줄이면서 기술이전 범위를 비롯한 기본합의서 개정이 필요한 형편이다.

여기에 작년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의 자료 유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난제에 난제가 겹친 형국이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기술진들의 자료 유출과 관련해선 KF-21 기밀 등 민감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측이 자국 기술진 혐의가 해소된 뒤에야 기본합의서 개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 사장은 이와 관련 “정무적·외교적 해법으로 풀어갔으면 한다”며 “국익 관점에서 이런 갈등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AI는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수사기관에 탄원서도 보냈다고 한다.

탄원서에는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관여된 자료에 민감한 정보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낮은 만큼 선처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랑카위 국제 해양항공전시회(LIMA)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사업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 불협화음이 불거진 데 대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루빨리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강 사장이 KF-21 모형 앞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파란색 정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KAI 제공]

다음은 강 사장과 일문일답.

-인도네시아와 KF-21 문제가 해결되면 동남아 시장에 또 다른 기회가 온다고 보는 이유는?

=동남아 국가들은 ‘주적’이 없다고 하지만 ‘위협’으로는 중국을 꼽는다. 과거 중국은 바다에서 배로 위협을 가했다면 이제는 항공모함을 띄워 공중에서 위협을 가한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성능 좋은 전투기를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이들 국가는 F-35를 원하지만 미국의 수출 승인 문제 등이 걸려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다. 그래서 KF-21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와 KF-21 공동개발이 엇나가면 다른 국가 진출 활로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이슬람 국가 간 연대가 꽤 끈끈하다. 인도네시아가 최근 튀르키예의 신형 전투기 칸(KAAN) 공동개발에 착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나. 여기에 말레이시아도 함께 한다고 하면 우리로선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인도네시아가 KF-21 공동개발에 발을 빼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인도네시아가 앞으로 내야 할 분담금은 올해 1000억원, 내년 1000억원씩 모두 약 2000억원이다. 올해 1000억원의 경우 예산 편성까지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가 잘 해결되면 언제든 지불한다는 뜻으로 ‘손절’하겠다는 의사는 아니라고 본다. KF-21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걸 보고 있기 때문에 발을 쉽게 빼지 못할 거다.

-말레이시아도 KF-21에 관심을 보이고 있나?

=KAI 부스를 찾은 말레이시아 고위급 인사가 KF-21과 중국 J-10을 비교하면 어떠냐고 묻더라. 그래서 ‘비교 대상이 아니다’고 답했다. J-10은 값이 싸지만 사고가 잦다. 전투기로 쓰기엔 완성도가 낮은 것이다. 최근 파키스탄의 중국산 J-10이 인도의 프랑스산 라팔을 격추했다는 뉴스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한 듯했다.

-KF-21의 경쟁력은 무었인가?

=말레이시아 고위급 인사에게도 ‘라팔, 유로파이터 등 4.5세대 전투기와 비교했을 때 KF-21은 70~80%의 비용으로 150%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여년의 수명주기 동안 모든 운용비용을 합하면 KF-21의 가격경쟁력이 상당할 것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시선은 어떠한가?

=KAI를 바라보는 동남아 국가들의 시각이 부쩍 바뀌고 있다. 2010년대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에 T-50, FA-50을 성공적으로 수출한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KAI 전투기에 익숙한 조종사가 어느덧 장군이 돼 KAI의 기술력에 신뢰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미국과 유럽, 러시아가 견고하게 나눠 갖던 동남아 전투기 시장을 뚫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