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모기예보, 올해 들어 첫 ‘주의’ 단계 발효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 출몰 시기 한 달 이상 빨라져
감기 증상 없는 열...말라리아나 일본뇌염 의심해야
각 지자체는 모기 퇴치 방역 사업 본격 시작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 출몰 시기 한 달 이상 빨라져
감기 증상 없는 열...말라리아나 일본뇌염 의심해야
각 지자체는 모기 퇴치 방역 사업 본격 시작
22일 서울시 모기예보. 올해 들어 첫 ‘주의 단계’가 발효됐다.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캡처] |
“어제 자다가 모기에 물렸어요. 모기장을 꺼내야 할 때가 벌써 왔나 봐요.” (주부 김혜선 씨(42))
밤까지 후텁지근한 여름 날씨가 훌쩍 다가오며 본격적인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자치구는 모기 퇴치와 박멸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가 2016년부터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발표하는 일별 모기예보에 따르면 22일 모기활동지수는 57.6을 나타내며 올들어 처음 주의단계가 발효됐다.
모기예보제는 디지털모기측정기(DMS)를 통해 측정된 일 평균 모기 개체수를 바탕으로 모기 발생 정도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쾌적·관심·주의·불쾌 등 4단계로 나뉜다. ‘주의’ 단계는 모기 활동지수가 50~74.9인 상태로, 단독주택 밀집 지역에서 집안으로 침입하는 모기가 하루에 2~4마리 정도 목격되고 야간 운동 후 한 곳에 정지 상태로 10~15분 이상 머무르면 3~4마리 모기로부터 흡혈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직장인 이현호 씨(29)는 “요 며칠 밤에도 부쩍 습해진 게 느껴졌는데 어젯밤 한강공원을 산책하다 모기에 몇 방 물렸다”며 “집에도 곧 모기가 나타날 것 같아 인터넷에서 모기 잡는 전기파리채와 모기 살충제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 모씨(24)는 “모기만 물리면 그 부위가 퉁퉁 부어오르고 항상 곪는데 모기의 습격이 벌써 두렵다”고 말했다.
모기 [연합뉴스] |
도심에서 찾을 수 있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로, 선호하는 기온은 25~27도다. 한여름보다 오히려 최근 날씨 때 더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모기 출몰 시기는 점차 빨라졌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뇌염 모기는 20년 전 쯤에는 5월 말께 출현했는데 올해는 3월 말부터 출몰했다”며 “지난해 모기 활동기간이 11월까지 이어진 것으로 봤을 때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온이 32~35도를 넘어가는 8월에는 지열이 높아지면서 고여있는 물웅덩이가 줄어들고 모기가 산란하지 못해 잠시 개체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모기로 전파되는 대표적인 국내 감염병에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이 있다. 해외에서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열대열 말라리아 등의 감염 사례도 나타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뎅기열을 매개할 수 있는 모기가 제주도, 남해안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이런 모기들이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정착하게 된다면 모기를 통해 해외 감염병이 국내 전파되는 사례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물이 고여 있는 장소를 점검하며 모기기피제를 발라야 한다. 피부가 드러나지 않도록 긴팔, 긴바지를 입는 것도 필요하다. 모기에 물린 후 열이 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엄 교수는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모두 ‘열’이 공통적인 증상”이라며 “여름에 감기 증상인 콧물, 재채기 없이 열만 48시간 넘게 난다면 모기 매개 감염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에서 동구보건소 방역반원들이 모기를 비롯한 병해충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모기 출몰이 본격화되며 각 지자체와 자치구는 풀숲이나 하수구 구멍 등에 연무를 뿌리며 모기 퇴치 방역 사업에 힘쓰고 있다. 서울 용산구는 모기 개체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소독업체가 직접 주민 가정을 방문해 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서울 강남구는 드론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에 대한 방역을 진행하면서 주민들로 구성된 ‘모기제로 서포터즈’도 발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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