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릴 라사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NBC 소속 피터 알렉산더 기자에게 “바보” “멍청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카타르로부터 받은 전용기 관련 질문을 받자 기자에게 “바보(idiot)” “멍청이(jerk)”라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NBC 소속 피터 알렉산더 기자로부터 ‘카타르 전용기가 노후한 에어포스 원(미국 대통령 전용기)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부에 제공된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이야기가 카타르 제트기와 무슨 상관이냐. NBC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집단. NBC는 방금 이야기한 주제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다. 스튜디오로 돌아가라. 브라이언 로버츠(컴캐스트 회장)와 그 회사 경영진은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들은 NBC를 엉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격분했다.
이어 그는 “미국 공군이 비행기를 받은 거다. 알겠나? 그건 좋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후로도 “당신은 기자가 될 자질이 없고 똑똑하지 않다”, “넌 창피한 존재다”, “더 이상 질문하지 마라”, “부끄러운 줄 알아라”며 알렉산더 기자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기자가 항의하자 “조용히 하라”고 하기도 했다.
알렉산더 기자의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 살해’ 범죄 의혹 내용이 담긴 5분 길이의 자극적인 영상을 보여주고 관련 기사를 출력한 종이 뭉치를 건넨 직후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릴 라사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남아공의 ‘백인 농부 집단 살해’ 범죄 의혹 행위가 담긴 종이 뭉치를 보여주고 있다. [UPI] |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를 향한 비난을 쏟아낸 뒤 다른 기자들이 질문을 시도할 때도 “그의 이름은 피터 어쩌고다. 기자로서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보란 듯이 험담하기도 했다.
알렉산더 기자가 백인 남아공 농민 집단학살 주장 관련 질문을 해도 트럼프는 “너는 수치스러운 놈이다”라며 질타했다. 알렉산더 기자는 물러서지 않고 트럼프에게 “만약 실제로 (남아공 정부가)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면 왜 라마포사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했느냐”고 물었고 트럼프는 “조용히 해, 조용히”라며 다른 기자를 지목해 질문을 넘겼다.
이후 남아공의 ‘백인 농민 집단학살’ 의혹에 대해 양국 정상이 각각 입장을 밝힌 뒤에도, 트럼프는 여전히 카타르 전용기 질문에 격분해 있었다. 트럼프는 다시 한 번 알렉산더 기자를 가리키며 “만약 뉴스가 NBC처럼 가짜뉴스가 아니었다면, 저기 있는 재수없는 인간처럼 가짜 뉴스가 아니라면, 이 사안을 제대로 보도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시릴 라사포사 남아공 대통령에게 남아공의 ‘백인 농민 집단학살’ 범죄 의혹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UPI] |
이어 그는 “백인 농부들이 줄줄이 묻히고 있는데, 쟤는 그저 공군이 받은 비행기 얘기만 하고 있다”며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형편 없는 사람. 아주 형편 없는 기자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분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행기를 드릴 수 없어서 미안하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다. 당신 나라가 미 공군에 비행기를 제공한다면 나는 그걸 택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동을 순방하면서 방문한 카타르의 왕실로부터 가치 약 4억달러(약5500억원)로 추산되는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전용기로 사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보잉에 새 전용기를 주문했지만, 아직도 인도되지 않아 오래된 전용기를 계속 사용하는 데 불만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