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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미국에 고급 전용기 기증…미 국방부 “새 에어포스 원으로 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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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5일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 활주로에 주기 중인 카타르 보잉 747 항공기의 모습. 팜비치/AFP 연합뉴스

지난 2월 15일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 활주로에 주기 중인 카타르 보잉 747 항공기의 모습. 팜비치/AFP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카타르 정부로부터 약 4억 달러(약 5400억원)에 달하는 고급 항공기를 기증받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빠르게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 대변인 숀 파넬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방장관이 모든 연방 규정을 준수하면서 카타르의 보잉 747 기증을 수락했다”며 “대통령 전용기로서의 안전성과 임무 수행 요건을 확보하기 위해 개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항공기는 대통령 탑승용으로는 부적합한 상태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안전한 통신망, 전자기펄스(EMP·고강도 전자기 에너지로 주변 전자기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음) 보호 기능 등 대통령 전용기에 필요한 보안 설비가 없기 때문이다. 트로이 마잉크Troy Meink 미 공군 차관은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민간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전환하려면 상당한 개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항공기 기증을 두고 의회에서는 보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미 더크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9년 이전에 새 에어포스 원을 가동하겠다고 밀어붙이면, 필수적인 방어 시스템이 생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방부는 해당 항공기의 개조 완료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백악관은 연내 도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잉크 차관은 “항공기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에게까지 직접 보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에어포스 원 납품 계약을 맺은 보잉과의 계약을 가속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아브젯 글로벌 세일즈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J. 폴크로드는 뉴욕타임스에 “기증받은 항공기를 개조하는 것보다 보잉 프로젝트를 앞당기는 것이 예산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시엔엔(CNN)은 “항공기 내부의 모든 시스템을 해체하고 재설치하는 데만 2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으며, 비용 역시 항공기 자체 가격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보기관과 보안 당국은 해당 항공기를 골조만 남기고 완전히 재조립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은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는 데 수십억달러가 소요될 수 있으며, 결국 항공기 자체의 가치보다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가 외국 항공기를 대통령 수송용으로 구매·개조하는 데 세금이 쓰이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이번 주 초 발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카타르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항공기를 제공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동맹국 간에 흔히 있는 일이며, 어떤 형태의 뇌물도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현재 카타르 항공기는 텍사스주 산안토니오의 항공 정비시설에 머물고 있다. 공군은 성명을 통해 “보잉 747 항공기의 개조를 위한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며, 세부 내용은 기밀 사항”이라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는 2012년에 제작되어 왕족 전용기로 호화롭게 개조된 뒤 약 5년 동안 매각을 시도했지만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에게 제공되는 고가의 선물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현재까지 의회는 이 기증 건에 대해 공식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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