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축구 인생의 한을 풀었다. 프로 커리어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면서 전 세계 축구 팬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채널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2024-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직후, 손흥민의 발언을 짧게 만들어 공개했다.
“오늘은 토트넘 레전드가 되겠다”라고 웃으며 말한 이 한마디는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프리미어리그는 공식 채널에 손흥민 발언을 즉시 올렸다. 전 세계 팬들은 손흥민의 눈물과 웃음이 교차한 이 감격스러운 장면에 열광했다. 손흥민의 “레전드 선언”은 그가 걸어온 험난한 축구 여정을 함축한 한 줄의 진심이었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어느덧 10년째 런던을 연고로 한 이 클럽에서 뛰고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로 손꼽히며 수많은 득점과 도움, 그리고 꾸준한 활약을 통해 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단 하나, 트로피만큼은 없었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리버풀에 0-2로 패하며 준우승, 2020-21 리그컵 결승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은 매번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끝내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고, 팬들과 함께 수차례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신 히샬리송,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스리톱으로 출전했다. 경기 전부터 손흥민의 몸 상태와 컨디션을 두고 여러 언론들이 주목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을 위한 조커 카드로 손흥민을 아꼈다.
후반 22분, 손흥민이 히샬리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자 경기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손흥민은 단 30여 분의 짧은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수비 가담, 볼 간수, 리더십을 바탕으로 맨유의 공세를 차단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7분 동안 몸을 던지며 파울을 유도하고 시간을 끄는 등 주장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결승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은 격하게 포효했다. 이후 태극기를 몸에 감고 스페인에 온 토트넘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했고 우승을 만끽했다. 부상으로 뛰지 못한 데얀 클루셉스키를 보자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함께했다.
손흥민은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했다. 늘 꿈꿔왔던 순간이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항상 힘든 상황이 있었는데 선수들은 항상 뭉쳐서 싸웠다. 압박감이 있었지만 정말 간절했다. 일주일 동안 이 경기를 꿈꿨고 이제 편하게 잠들 수 있다. 평생 잊지 못한 날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의 이 발언은 단순한 감격이 아니라 진심 그 자체였다. 그는 자신을 초월해 클럽의 역사를 대표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밤 ‘클럽의 상징’에서 ‘클럽의 전설’로 넘어갔다”라고 박수를 쳤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해낸 일들은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 득점, 수차례 올해의 골, 구단 팬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 수상 등이 있었다. 하지만 개인 커리어는 우수했지만 언제나 무관이라는 단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이제 그 그림자는 사라졌다. 비록 교체로 들어갔지만 유럽대항전 결승전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 종료 순간까지 혼신의 힘을 다했다. 토트넘도 “유럽대항전 우승을 이끈 최초의 한국인 주장”이라며 손흥민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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