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사, Patina 13. 2025[스페이스 중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사진가 박남사 개인전 '파티나' = 사진가 박남사의 사진전 '파티나'(PATINA)가 서울 종로구 중학동 스페이스 중학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들은 모두 박 작가가 찍은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 사진 아카이브인 미국 의회도서관의 사진 아카이브에서 물리적 손상으로 보존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퇴출 위기에 놓인 사진들을 작가가 수집해 가공한 것들이다.
전시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대부분 19세기 사진들이다. 작가는 부식되거나 스크래치, 균열 등으로 쓸모없게 된 사진들을 크롭(일부를 잘라내는 것)하거나 부식된 초상화 사진의 명암을 반전시키는 식으로 변형을 가한다. 작가의 가공을 통해 사라질 뻔했던 사진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갖게 된다. 아예 아무 손을 대지 않은 사진도 있다. 그 사진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작가적 행위이기도 하다.
"날마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수억장의 이미지들 앞에서, 사진의 세계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느낀다. 이제 사진가에게는 무엇을 찍을지도 중요하지만, 이미 찍힌 사진들을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쓰레기통과 오래된 서랍, 폐기된 아카이브 속에서 버려진 사진들을 뒤진다. 이제 의미 있는 사진은 예술의 중심뿐만 아니라, 그 바깥에서도 기다리고 있다."(작가 노트 중)
박남사는 서울대 미학과 박상우 교수의 작가 활동명이다. 전시는 6월 1일까지.
이경노, 백동 십장생 서류함[박여숙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 박여숙화랑, 이경노 백동 공예전 =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박여숙화랑에서 은입사장 이경노(67)의 백동(白銅) 공예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박여숙화랑의 박여숙 대표는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아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에서 열린 '한국 공예의 법고창신'전을 계기로 이경노 장인과 인연을 맺었다. 한국의 전통 미감을 현대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온 박 대표는 2018년 이 장인과 함께 금속 표면에 홈을 파고 은선을 박아 넣어 장식하는 전통 공예 기법인 은입사를 이용한 작품들을 박여숙화랑에서 선보였다.
7년 만에 열리는 이 장인의 이번 개인전은 구리와 니켈의 합금인 백동을 주재료로 이용했다. 2020년부터 백동을 다루기 시작한 이 장인은 조선 말기 자물쇠나 화로, 담뱃대 등에 사용됐던 백동을 이용해 서류함 같은 실용적인 기물을 만들었다. 여기에 한자 문양과 함께 한글 문양도 새겨넣었다. 이 장인의 기술에 현대적인 미감을 입히는 데는 박 대표의 '간섭'이 있었다. 이런 의미에서 전시 제목은 '두 번째 박여숙 간섭 이경노 백동 공예전'으로 붙여졌다. 전시는 6월 13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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