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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전 대통령, 아직도 부정선거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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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돈 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돈 PD, 윤 전 대통령, 전한길 전 한국사 강사. 연합뉴스





부정선거 주장 영화 보고 “전자기기 없이 치러야” 주장





무책임한 행보에 국힘 내부선 “이재명 선거운동원이냐”



6·3 대선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을 주장하는 영화를 관람해 파장이 일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어제 서울 동대문의 영화관을 찾아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봤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에 참석 중인 윤 전 대통령이 외부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4일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한 이후 47일 만에 처음이었다. 감독을 맡은 이영돈 PD와 함께 영화 제작에 관여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초청에 응한 것이었다지만, 몹시 부적절한 처신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했었다. 헌법기관에 대한 이 같은 조치는 탄핵의 주요 사유 중 하나였다. 특히 지금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라 또다시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기려 하느냐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당장 본인의 내란 혐의를 덜기 위해 어떻게든 부정선거론을 합리화하려는 시도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영화 관람 후 윤 전 대통령은 공개 발언 없이 자리를 떴지만, 이 감독은 “윤 전 대통령이 ‘컴퓨터 등 전자기기 없이 대만식이나 독일이 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또 “사전(투표) 선거를 없애고 수개표를 한다면 모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재외국민투표가 이미 시작됐고, 다음 주 사전투표가 실시되는데 윤 전 대통령이 영화 관람에 나서면서 선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들의 황당한 주장에 힘을 실은 셈이 됐다. 국가 원수까지 지낸 사람이 비상계엄과 파면 등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부정선거 음모론의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어이없다.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하면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부정선거 관련 행보로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반응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한 만큼 당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부정선거 프레임이 되살아날까 봐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김 후보로서는 중도층으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윤 전 대통령이 도와주기는커녕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본인 때문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데 대한 책임을 느낀다면 윤 전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대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그만둬야 한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제1호 선거운동원을 자청하는 것이냐”는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의 한탄을 새겨듣고 자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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