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펜에서 큰 공로자 중 하나가 좌완 곽도규(21)였다. 2023년 지명 당시부터 독특한 팔 각도에서 나오는 매력적인 공으로 1군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곽도규는 지난해 팀의 필승조로 대활약하며 우승에 공을 세웠다. 곽도규는 지난해 71경기에 나가 55⅔이닝을 던지며 4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3.56으로 팀 불펜을 든든하게 지켰다.
팀의 좌완 필승조였던 최지민의 성적이 2023년에 견줘 떨어졌고, 좌완 원포인트로 활약했던 이준영이나 김대유의 성적도 자신의 100%와 거리가 있었던 가운데 곽도규는 KIA 좌완 불펜진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좌타자를 상대로 강한 ‘좌승사자’의 면모가 있었고, 때로는 1이닝을 모두 소화하는 불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어느덧 대표팀 레벨까지 성장해 있었던 곽도규는 올해 연봉도 1억2000만 원으로 크게 오르며 그 공헌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5년은 시련이 겹쳤다. 시즌 초반 9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3홀드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3.50에 그쳤다. 피안타율(.214)은 그렇게 높지 않았지만, 볼넷이 너무 많았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2.25에 이르렀다. 단순히 시즌 초반 기복으로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문제는 더 심각했다. 4월 11일 광주 SSG전에서 투구를 하다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고,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꼼짝 없이 수술 확정이었다.
사실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은 의학계에서 어느 정도 정복된 수술로 뽑힌다. 미국이 원조고, 일본도 잘하지만 국내 의료진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KIA는 곽도규의 더 완벽한 복귀를 위해 일본에서 수술을 시키는 것으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더 노하우가 풍부한 쪽에 수술을 맡기는 게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신 비용이 조금 많이 든다. 지난해 팔꿈치 문제로 이탈한 이의리 또한 이 문제를 감수하고 일본에서 수술을 받았다. 나름대로 KIA가 곽도규에게도 특급 대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팔꿈치 수술의 재활 기간은 보통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다. 선수마다, 그리고 손상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어쨌든 올해는 더 이상 곽도규의 모습을 볼 수 없다. KIA는 곽도규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가장 믿었던 선수인 최지민이 밸런스 붕괴 끝에 부진으로 2군에 갔고, 김대유도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한 채 2군에 있다. 이준영이 홀로 분전하는 모양새지만, 경기 중·후반의 상대 좌타 라인 봉쇄 임무를 혼자 하기는 어렵다. 곽도규가 그리운 시점이다.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지는 경우가 많다.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으면서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살아나고, 그간 팬들에게 받았던 성원을 곱씹으며 더 좋은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실제 이의리 또한 재활 기간에서 신체 강화는 물론 더 깊은 생각을 하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호평이 들린다. KIA 팬들이 곽도규의 건강한 복귀를 기다리는 가운데, 이제 자신의 경력을 가를 중요한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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