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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간 손님 “상인 소리지르고 욕해”…과일 판매상 울화통 터진 이유가

헤럴드경제 한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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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재래시장 후기 올린 젊은 남녀
“쳐다보면 무조건 사야하는 거냐” 황당
상인 “뭔 사과? 쳐다만 보고 약 오르는데”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의 한 재래시장을 찾은 젊은 남녀가 상품을 사지 않고 쳐다보기만 했다는 이유로 시장 상인과 시비가 붙은 경험담을 온라인에 털어놨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경동시장에서 과일 쳐다보고 안 사면 죄인이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MZ 세대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자신과 시비가 붙은 과일 상인의 사진과 이들 사이의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까지 올렸다. 상인은 나이가 꽤 지긋한 연령대로 보인다.

작성자와 남자친구 A 씨는 최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경동시장을 찾았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작성자는 “남자친구랑 영화 보고 저녁 먹기 좀 이른 시간이라 산책도 할 겸 경동시장을 갔다. 집 앞이고 과일을 좋아하는데 ‘시장이 싸고 최고’라는 아빠 말이 생각나서였다”고 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과일 판매대 앞에서 방울토마토 팩을 들어 상태를 확인했다. 방울토마토는 물이 생기고 싱싱하지 않아 보여 바로 내려놓았다. 작성자는 “얼른 보고 걸어가는데 뒤에서 비닐 흔들면서 소리지르고 욕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 남자친구 A 씨가 ‘왜 그러냐’ 물으니 상인은 “아니 가니까 소리지르지”라고 타박했다.


A 씨가 “저희가 가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라고 묻자, 상인은 “살 것같이 해놓고 가시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A 씨가 “저희가 산다고 했어요, 안 했어요?”라고 맞서자 상인은 “쳐다봤잖아요. 지금”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A 씨가 “쳐다본 것도 죄에요?”하자 상인은 “죄죠!”라고 쏘아붙였다.

그냥 지나가지 않고 A 씨는 “사장님 가게 쳐다보면 다 사는 줄 알겠네요”라며 언쟁을 이었다. 상인은 “안 살 거 같으면 얼른 가버려야지, 그러면 나도 안 그랬다”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A 씨가 “5초 밖에 안 봤다”고 하자 상인은 “5초고 10초고 지금 짜증나니까 얼른 가시라”고 헀고, A 씨는 “사과 해주셔야죠”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자 상인은 “뭔 사과를 하냐. 남의 물건 쳐다보고 다니는 것도 약 올라 죽겠는데”라며 상품을 정리했고, A 씨는 “그거 5초 봤다고 소리지르시는 게 말이 되냐”며 시시비비를 따졌다. 상인은 “내 입 갖고 내가 소리지르는 데 그것도 못하냐” 했고, A 씨가 “그럼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다 소리지르시라”고 말꼬리를 잡았고, 상인은 “나 매일 매일 소리지른다”고 응수했다.

이후 커플이 상인회에 해당 상인을 고발했지만, 상인회로선 친절 교육 외에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작성자는 “시장에선 물건 쳐다보면 무조건 사야 하는 거냐? 살면서 시비붙은 적 없이 험악하게 생긴 우리 아빠 같은 중년 남성만 쇼핑하기 좋은 곳인가 보다”라고 씁쓸해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장 안 가는 이유가 이거다. 가격 물어보면 이미 비닐에 담고, 안 사면 욕한다”, “난 심지어 엄마 단골이라는 곳으로 심부름 갔는데 쓰레기 재료 받아왔다. 엄마가 가서 따지니까 몰라다며 이것저것 끼워주더라”, “떡 살까 말까 몇 초 쳐다만 봤는데 할머니가 ‘안 살거면 저리 가라’고 소리 꽥 질렀다”, “학생한텐 신경질, 젊은 여자들이 만만한 지 온갖 성질 낸다” 등 비슷한 경험을 한 글을 남겼다.

한편 경동시장 상인의 뜬금없는 노여움은 한국인 성인 절반 이상이 ‘장기적 울분’ 상태라는 한 보건 조사 결과를 떠올리게 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지난달 실시한 ‘정신건강 증진과 위기 대비를 위한 일반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4.9%가 울분 고통이 지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신의 정신건강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운 48.1%가 ‘좋지 않다’고 했고, ‘좋다’평가한 응답자는 11.4%에 그쳤다. 응답자 47.1%는 최근 1년 동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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