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월4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독자적으로 공격할 준비에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고 미국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군 통신 감청 등을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스라엘 공군 무기 이동과 공중 훈련 정황 등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한 정보 당국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벌이고 있는 핵 협상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만이 이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과의 핵 협상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해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가 우라늄 농축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의 공격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다만 실제 공격이 임박했다기보다는, 이란에 핵 포기를 종용하기 위한 심리적 압박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이스라엘이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스라엘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것인지에 관해서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한 소식통은 “미국이 이란과 ‘나쁜 거래’를 맺고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을 한다면 군사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직 고위 정보관 조너선 파니코프는 “이스라엘의 의사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어떤 협정을 맺을 것인지, 맺지 않을지에 달려 있다”며 “미국의 암묵적 승인 없이 공격을 감행해 미국과 외교 관계를 파탄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원 없는 이스라엘의 단독 공격은 실효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공습을 위해 필수적인 공중급유기와 지하 시설 파괴를 위한 재래식 폭탄 등을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한다면 실질적 공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과거부터 이란 핵시설을 독자적으로 타격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 이스라엘 내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극우 세력의 여론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IDF)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 등의 군사시설물을 폭격하면서 이란이 핵시설 보호를 위해 배치한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파괴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공습을 감행한다면, 중동 지역의 광범위한 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웃 국가들은 물론 미국까지도 군사적 개입을 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국제 유가가 3%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3.5% 급등한 배럴당 64.19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의 핵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동 순방 중 이란과 핵 합의를 원한다면서도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하메네이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관해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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