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KBO리그에서 남긴 업적을 비교하면 이정후 쪽이 더 컸고, 무엇보다 환경도 좋지 않았다. 김혜성이 계약한 LA 다저스는 슈퍼스타들이 득실대는 팀이다. 신인상 레이스에 가려면 누적 기록이 필요하고, 이 누적 기록은 안정적인 출전 기회가 있을 때 쌓을 수 있는 것인데 그런 환경과 거리가 있었다.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나 들어가면 다행이었다. 들어가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어 언제든지 강등될 수 있는 신세였다.
유명 베팅 업체인 ‘BET MGM'에 따르면, 실제 2025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베팅에서 김혜성은 최초 +3000의 배당을 받았다. 100달러를 걸면 원금 100달러와 배당금 3000달러를 더해 3100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말이 배당이지, 여기에 거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의 희박한 확률이었다. 그냥 후보 선택지를 늘리는 구색 맞추기에 가까웠다 반대로 김혜성과 함께 입단한 사사키 로키의 배당은 +300으로 내셔널리그 1위였다. 도박사들은 사사키의 신인상 획득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것이다.
그런데 이 배당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김혜성이 돌풍을 일으키며 내셔널리그 신인상 베팅에서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3000에서 시즌을 시작했던 김혜성은 콜업 이후 계속해서 이 수치가 내려갔다. 수치가 내려간다는 것은 김혜성의 배당을 내는 오즈메이커들이 신인상 수상 가능성을 계속 높게 잡았다는 것이다.
오즈메이커들이 배당을 조정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기본적으로 수상 확률에 따라 배당은 실시간으로 조정된다. 큰 부상을 당하면 신인상 레이스에서는 탈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곧바로 명단에서 빠진다. 또는 어떤 선수에 비정상적으로 돈이 몰리면 그 위험성을 덜어내기 위해 배당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 기본적으로 김혜성의 활약이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팀의 주전 중견수인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을 틈타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감격의 데뷔전을 가진 김혜성은 실력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었다. 올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한 김혜성은 당초 에드먼이 돌아오면 다시 강등될 가능성이 100%라고 여겨졌던 선수다. 그러나 기대 이상의 콘택트 능력, 그리고 다저스에 다소 부족했던 역동적인 발을 선사하며 팬들과 코칭스태프의 눈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김혜성은 20일까지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400, 출루율 0.432, 장타율 0.514, 1홈런, 5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46을 기록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물론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이 스타 군단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 또한 김혜성이 일주일에 3~4번 정도 주전으로 나갈 것이라고 미리 예고했다. 주로 우완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첫 번째 고비를 넘긴 김혜성이 앞으로 찾아올 고비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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