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6·3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20일 지난 20대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벌어진 ‘초격전지’ 수도권을 이틀째 집중 공략했다. 이 후보는 북한과 가까운 경기 북부를 찾아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 평화경제특구 규제 완화 등 개발 공약을 내세우며 북한 인접 지역 표심에 구애했다. 김 후보는 서울 쪽방촌과 골목시장을 돌며 ‘약자와의 동행’을 약속하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일을 2주 남긴 이날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던 경기 의정부·고양·파주·김포시를 돌면서 과반 지지율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북한과 가까운 안보적 이유로 경제적 성장이 더뎠던 지역 민심을 노려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과 평화경제특구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의정부 로데오거리 유세에서 “경기 북부가 대한민국 전체 안보를 위해 오랫동안 특별한 희생을 치렀는데 특별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고 여당이 되면 법을 바꿔서, 장기 임대라도 해서 미군 공여지를 개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평화경제특구 개발과 관련한 특별 (규제) 예외들도 접경지의 억울한 지역에 대해선 꼭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역점사업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분도)에 대해선 “북부를 분리하면 엄청난 규제 완화가 된다는 얘기는 사기”라며 반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을 찾아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가장 빠른 시간에 확실히 처리하겠다. 대통령이 돼서 하면 누가 말리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가 2021년 대선 출마를 위해 경기지사직을 사퇴하기 직전 일산대교를 무료화했지만 운영사와의 소송에서 경기도가 패소해 다시 유료화됐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악법’이라고 주장한 김문수 후보를 겨냥해선 “국민의힘과 합의해 만들었는데 악법이라고 ‘악악’ 거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이 자영업자 폄훼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엔 “낙선시키려고 허위사실공표하는 명백한 범죄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의정부시 로데오거리 유세에서 연설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앞 유세차량에 올라 점퍼 지퍼를 내리며 자신은 방탄복을 입지 않았다고 발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 양천·강서·영등포·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 하남시를 돌며 ‘약자와의 동행’과 ‘시장 대통령’을 약속했다. 중도층을 겨냥해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에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영등포구 쪽방촌을 찾아 공공 주도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거론하며 “서울시는 자금이 있는데 지방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부담을 더 하든지 국고로 더 지원을 해줘서 주거가 보다 더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쪽방 두 군데를 방문해 월세, 기초생활수급자 여부 등을 질문했다.
김 후보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남부골목시장 유세에선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시장이 잘 돼야 경제가 돌아간다”며 “시장 상인들이 정직, 깨끗하게 값싸고 좋은 물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근처 김포국제공항으로 인한 고도 제한, 개발 제한 해결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방탄복을 입고 방탄유리막을 설치하자 김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민주당의 ‘방탄 입법’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남부골목시장에서 점퍼 지퍼를 내리며 “제가 방탄조끼를 입었나. 저는 총 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말했다.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선 “지은 죄가 얼마나 많으면 방탄조끼 입은 것도 모자라 방탄 법을 만드나”라고, 송파구 석촌호수에선 “죄 많은 사람은 방탄조끼 입을 것이 아니라 가장 안전한 국가 방탄 시설, 교도소에 앉아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가 전날에 이어 서울·경기 유세에 집중하는 이유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거주하는 데다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비등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대선 수도권 득표율에선 이재명 후보가 48.75%, 윤석열 후보가 47.65%를 얻어 이 후보가 약 1% 앞섰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을 찾아 주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성동훈 기자 |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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