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에브리타임 화면 캡처 |
어제(19일) 오후 5시쯤 경남 합천군의 한 3층짜리 돈사에서 불이 나 이곳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한농대 2학년 19살 김 모 씨가 숨졌습니다. 불이 난 뒤 직원 19명은 모두 대피했지만 김 씨만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3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차 부검 결과 화재 연기로 인해 사망으로 나왔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부검할 계획입니다.
19일 화재가 발생한 경남 합천군 한 돈사 현장 〈사진=경남소방본부〉 |
화재 당시 돈사 건물 3층에 함께 있었던 또 다른 실습생은 정신적 충격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오후 사고 현장에선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위해 조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농대는 농어업 인력 육성을 목표로 만든 3년제 국립대입니다. 2학년은 교육과정에 따라 10개월 동안 장기 현장 실습을 받아야 합니다. 한농대 학생 2명은 지난 3월부터 축사 인근에서 숙식하며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19일 화재가 발생한 경남 합천군 한 돈사 현장 〈사진=경남소방본부〉 |
문제는 한농대 실습생 사망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2년 경기 고양시의 한 화훼농가에서도 이 대학 학생이 현장 실습 중에 기계에 끼여 숨졌습니다. 2019년 6명, 2020년 4명, 2021년 7명, 2022년 6명, 2023년 4명, 2024년 4명 등 한 해 평균 5명이 실습 중 다치고 있습니다.
한농대 한 졸업생은 실습을 중간에 중단하거나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졸업을 못 해 울며 겨자 먹기로 농장주가 시키는 일을 다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안전과 복지는 뒷전이라며 예견된 사고라고 했습니다.
또 제대로 된 실습이 아닌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장기 현장 실습을 '노예제도'라 부른다고 했습니다.
한농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관련학과 실습의 중단과 전수 조사, 장기 현장 실습 제도 전면 개선 등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과 학교 홈페이지 등에는 '우린 노예가 아니다. 처우 개선을 해달라' 등 장기 현장 실습 제도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립한국농수산대 총학생회장과 대의원장 성명문 |
한농대는 김 씨를 애도하기 위해 조만간 학내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 관련 학과 실습을 중단하고 장기 현장 실습 운영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배승주
배승주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