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식료품점 |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꾸준히 늘어 6만명에 육박하지만 지역 사회 구성원이 된 이들을 도와줄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는 예산과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오전, 대구 지역 최다 외국인 거주지인 달서구 신당동.
이날 와룡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외국어 글씨가 적힌 간판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시장 골목골목마다 외국 식료품점이나 휴대전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외국인 식료품점 가게에 진열된 과일 |
외국인 식료품점에는 두리안, 코코넛과 동남아 식품이 즐비했다.
거리에는 장을 보러온 외국인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외국어로 대화하며 물건을 골랐다.
외국인들은 장을 다 본 후 전기 자전거나 스쿠터를 타고 시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시장에서 1시간가량을 있었지만, 시장을 다니는 사람은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다.
시장에서 만난 미얀마인 띵 자헤일(39)씨는 "한국에 온 지 7년 됐다. 금속제조 회사에 다니는데 사장님이 좋아서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일하고 있다"며 "미얀마는 사회가 불안해서 돌아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기 자전거 타는 외국인 |
와룡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점포 139곳 중 25곳을 외국인이 운영하고 있다.
33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와룡시장은 10년 전부터 외국인 점포가 하나둘씩 들어왔다고 한다.
윤선주 와룡시장 상인회장은 "시장을 찾는 손님 중 70∼80%는 외국인이라고 보면 된다"며 "주중에는 한국인도 조금 오긴 하지만 주말에는 거의 다 외국인 손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옛날보다 한민족이라는 개념이 많이 옅어졌다"며 "현재는 외국인이랑 같이 상생하고 공생하는 사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5만8천944명이다. 이는 10년 전(3만2천522명)보다 81.2%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신당동 거주 외국인은 7천261명으로 동 전체 주민(2만9천898명) 4명 중 1명 꼴이다.
와룡시장 |
외국인이 지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들을 도와줄 관련 기관의 예산과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구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는 지난해 1만3천254건의 외국인 상담이 접수됐지만 이를 전담하는 상시 근로자는 3명에 불과하다.
예산은 4억5천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1억여원이 삭감돼 인력을 늘리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달성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도 같은 기간 직원 2명이 4천500여건의 상담을 맡고 있어 처지는 비슷하다.
대구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원래 직원이 12명이었는데 2023년 국가 보조금이 끊기면서 센터가 잠시 폐쇄됐었다"며 "이후 다시 문을 열었지만 예산이 줄어 현재 직원이 6명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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