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시간 넘게 통화했다. 트럼프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가 아주 잘 진행됐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조건이 정해지면) 휴전과, 더 중요한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도 “트럼프와 2시간 이상 통화했고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당사자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타협안이 필요하다. 적절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일정 기간 휴전(休戰)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평화 각서를 작업할 준비가 됐다”고도 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 합의나 우·러 정상회담 같은 진전은 없었다. 또 디테일은 협의가 필요해 양측이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이날 미·러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세 번째로 이뤄진 것으로, 백악관은 앞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종식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AP와 러시아투데이(RT) 등 미·러 언론들은 이날 오전 “두 정상 간 통화가 시작됐다”고 전했고, 백악관도 오전 11시쯤 이를 확인했다. 통화는 오후 1시 넘어서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대화의 분위기가 훌륭했다”며 “러시아는 이 재앙적인 ‘대학살(bloodbath)’이 끝나면 미국과 대규모 무역을 하고 싶어 하며 나도 동의한다. 러시아의 잠재력은 무한하고, 막대한 일자리와 부(富)를 창출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국가 재건 과정에서 무역의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푸틴과의 통화를 전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이탈리아·핀란드 정상들과도 통화를 했는데, 이번 연쇄 전화 회담을 계기로 교착 상태인 종전(終戰) 외교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가 “협상의 세부 사항은 우·러 양측이 협상을 통해 정할 것”이라고 말해 후속 실무 협의가 중요해진 상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우·러 양쪽에 가능한 빨리 평화로운 해결과 휴전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며 “대통령은 휴전과 이 분쟁의 종식을 보는 게 자기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분쟁의 양쪽 모두에 지치고 불만이 있다”고 했다. 레빗은 ‘트럼프가 푸틴과 직접 만나기를 원하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확실히 거기에 열려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푸틴과 통화할 계획을 알리며 종전과 ‘무역’이 의제가 될 것이라 밝혔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전향적인 태도를 견인하기 위해 에너지 수출 등 경제 분야에서 ‘당근’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트럼프는 이날 우·러 양측에 무역 확대를 언급하며 종전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레빗은 러시아에 대한 2차 제재 부과가 여전히 검토 대상이냐는 질문에는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있다”며 “이것은 대통령이 검토하고 논의해 온 사항”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마무리됐고 후속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이날 미·러 통화에서 양국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지만, 최고위급 담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화가 계속 공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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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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