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애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9일 “공산 대륙 끄트머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것은 이승만 대통령과 기독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 대통령과 기도로 세운 대한민국”이라며 “제가 후보로서 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사명을 띠게 된 건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자신의 종교색을 이렇게 극명하게 내보이는 건 이례적일 뿐더러, 극우 개신교 역사관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발언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와 한 교육정책 협약식에서 “하나님께서 해내시는 많은 기적을 한반도보다 깊이 체감할 수 있는 곳이 지구상 어디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지정학적 악조건을 딛고 북한같이 되지 않고, 밝은 자유의 횃불로 남아 전세계에 기적의 빛을 발하게 된 것은 기독교 학교의 역할과 그 속에서 헌신한 많은 선교사분들의 역할이 컸다”며 “저희들에게 맡겨진 사명이 얼마나 큰지 생각하면, 이 협약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가 힘들고 절망할 때마다 다시 일으켜주시는 놀라우신 우리 하나님의 말씀과 사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후보의 이런 발언은 건국 시기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919년)이 아닌 이승만 정부 출범(1948년) 때고, 개신교인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공산화를 막으려고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관철시켰다는 등 극우 개신교 세력의 주장을 고스란히 대변한다. 당 후보 경선 과정과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후만 해도 김 후보는 극우적 발언을 자제해왔으나, 대선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극우 결집 시도에 거침이 없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이날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 참석해 “주한미군이 감축되면 어떻게 하냐, 줄어서 빠져나가면 어떻게 하냐 걱정이 있다”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일정하게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또 “저는 한때 반미주의자였다. 제게 ‘배신자’라는 사람이 많은데 제가 배신한 건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며 “미국은 모든 분야에 걸쳐 굳건한 신뢰를 이룬 진정한 친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에 다수의 미군기지가 있다며 “도지사를 해보면 (주한미군에 감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도지사를 했으면서 반미를 얘기한다”며 이재명 후보를 겨냥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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