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 사진=권광일 기자 |
[인천=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친 '배구 여제' 김연경이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둘째날 여자배구 세계 올스타전에 감독 겸 선수로 출전했다.
이번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는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이 직접 초청한 세계 최정상급 여자 배구 선수들과 대한민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함께했다.
1일차인 17일에는 여자배구 세계 올스타팀과 대한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맞대결을 치렀고, 세계 올스타가 80-59로 이겼다.
2일차인 이날엔 초청된 세계 올스타 선수들이 스타, 월드 두 팀으로 나뉘어 맞붙었는데, 김연경이 속한 팀 스타가 팀 월드에 80-63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는 4세트로 진행되며, 세트당 20점, 최종 80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하는 누적 점수제로 펼쳐졌다.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 무대다. 이에 이날 경기가 끝난 후 [KIM : THE LAST] FINAL EPISODE라는 이름의 고별 무대가 진행됐다. 김연경은 눈시울을 붉혔으나, 비교적 덤덤한 모습을 유지했다. 오히려 그의 동료인 세계 올스타 선수들이 눈물을 훔쳤다.
본격적인 은퇴 행사에 앞서 함께 코트를 누빈 선수단이 소감을 전했다. 먼저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는 "김연경은 멋진 선수였고, 팀 동료로서도 좋은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게 행복인 것 같다. 배구계에 있어 그가 했던 모든 일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다 에르뎀(튀르키예)은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세계적인 선수를 모아 이 자리를 마련해줘서 먼저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를 뛸 수 있어 영광이다. 코트 안에서 같이 뛰는 동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배구계에 미친 그의 큰 영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멜리하 디켄(튀르키예) 역시 "페네르바체에서 같이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배구계가 김연경을 많이 그리워할 것 같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친구로 지내며 이 우정을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깜짝 손님으로 현장을 방문한 절친 김수지는 "이렇게 큰 무대를 만들어 준 연경이 덕분에 좋은 경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마지막 경기까지 화려한 모습으로 기억하게 해줘서 고맙다.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날의 주인공 김연경은 "이렇게 마무리가 됐다.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뛰는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날만 생각하며 올스타전을 준비했다. 이렇게 많은 분들, 이렇게 좋은 선수들 앞에서 은퇴식을 한다는 것에 영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는 마지막이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배구를 위해 일하도록 하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오늘 이벤트는 직접 주관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온전히 집중하진 못했다. 초청한 선수도 많았고, 신경도 많이 쓰다 보니 내 이벤트이긴 하지만 즐기지만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많이 울었다. 그걸 보고 나도 울컥했던 것 같다. 아본단자 감독님도, 나탈리아도 울고 다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나보다 더 슬퍼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감독 데뷔전을 치른 소감에 대해 묻자 김연경은 "감독만 해도 쉽지 않은 자리인데, 감독도 하고 선수도 하고 방송 인터뷰까지 하고 많은 역할을 해서 나 하나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나중에 지도자 생각도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감독' 김연경의 지도를 받은 에다 에르뎀은 "김연경은 정말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 시절에도 긍정적이었고, 어떻게 하면 동료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지 조언해주는 선수였다. 그런 자질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김연경을 존경하고, 존중한다"고 치켜세웠다.
상대 팀 선수로 맞선 조던 라슨(미국) 역시 "감독 자리는 쉽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김연경은 배구 선수로서 너무 멋있고 훌륭한 선수였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이나 태도 부분에 있어 감독직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지도자 경험을 어디에서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잘 모르겠다. 몇 명의 선수들과 그런 얘기를 했다. 어떤 선수는 지도자를 갈 것 같다고 했고, 또 어떤 선수는 행정이나 방송 방향으로 얘기하더라"며 "그래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될 것 같다. 아마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김연경은 "내가 알기론 국제배구연맹에서 각 팀에 여자 코치를 넣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어서 내가 인기가 많아지지 않을까, 좋은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은 뒤 "오퍼가 있을 수도 있으니 여러 방면에서 열어놓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불과 한 달 전 통합 우승을 이끈 아본단자 감독과의 사제간 맞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16일 미디어데이에서 김연경은 "감독님보다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될 것 같다"며 닮고 싶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감정 기복이지 않나"하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언급하자 김연경은 "감독이란 건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이 내 얘기를 너무 잘 들어줘서 수월하게 감독을 했던 것 같다. 만약 감독을 하게 된다면 오늘이 제일 편한 날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기복이 심한 감독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코트를 보면 다시 들어가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냐'고 묻자 김연경은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쉬고 싶다. 뛰는 건 다른 사람들이 했으면 한다"며 "챔피언결정전이 끝나고 쉬려고 했는데, 행사가 있다 보니 준비할 게 많았고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확실히 좀 힘들다. 이제야 푹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스포츠투데이 신서영 기자 sports@st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