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패의 동맹” 러와 갈수록 밀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024년 6월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러·북 관계를 ‘불패의 동맹 관계’로 규정했다. 지난해 6월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할 당시만 해도 이해관계에 따른 ‘거래적 관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러·북 밀착은 나날이 공고화하며 ‘혈맹’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정은이 러시아의 전승절을 축하하기 위해 지난 9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 동맹 의지를 과시한 것은 러·북 밀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정은이 조문(弔問) 목적이 아닌 경우로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축하 연설에서 “‘조로(북·러) 관계의 오랜 전통과 숭고한 이념적 기초, 불패의 동맹 관계를 끊임없이 공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천명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괴뢰들이 핵 대국의 영토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노골화하는 것을 방치하면 그들은 더 겁 없는 행동에 용감해질 것이고 그러면 미국의 특등 앞잡이인 서울도 무모한 용감성을 따라 키울 수 있다”고도 했다.

김정은을 수행한 최선희 외무상도 “새 시대에 진정한 전우 관계, 백년대계의 전략적 관계로 승화된 조로 친선의 위력으로 두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적극 도모해 나가려는 강렬한 의지의 뚜렷한 과시”라고 했다. 그는 “평양과 모스크바는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압적 압력을 포기할 것을 각국에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일방적인 북한 편들기에 나선 것이다.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러·북 관계가 지난해 조약을 통해 격상된 ‘법률적 기초’를 갖게 된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로도 긴밀한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며 “사실상 혈맹으로서 무기와 기술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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