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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취임 1년, ‘내홍’ 번지는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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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총통이 지난해 5월20일 총통부에서 취임식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해 5월20일 총통부에서 취임식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여소야대 상황서 집권 후
안보 강조·대중 ‘강경’ 고수

‘긴장 고조·정적 숙청’ 비판
대미 저자세 외교에 불만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대만이 맞닥뜨린 분열과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임 전 ‘대만은 이미 독립된 상태’라고 주장했던 라이 총통은 지난해 5월20일 취임사에서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비굴하지도 오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를 현상유지가 아닌 독립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중국은 대만에 대한 외교 고립 및 군사적 위협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대만 포위훈련 ‘연합 리젠(날카로운 검)-2024A·B’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승인에 대응해 17년 만에 대만산 농수산물 관세 면제 조치도 중단했다. 중국은 차이잉원 전 정권 시절부터 현재까지 민진당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의 압박에 강공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유럽연합(EU)을 향해 ‘적극적 중국 봉쇄’를 주장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지난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민주 진영이 탈중국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또 지난 3월 실시한 연례 군사훈련 ‘한광훈련’의 목표로 ‘2027년 중국 침공에 대비’한다고 명시했다. 1984년부터 실시한 이 훈련에서 중국의 침공 연도를 상정한 건 처음이다.

지난 12일 군사훈련에서 대만 육군은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의 첫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3월 국가안보 고위급 회의에선 처음으로 중국을 해외 적대세력으로 규정했다. 라이 총통은 대만이 처한 5대 위협을 제시한 뒤 17개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에는 간첩을 적극 잡아내고, 2013년 폐지한 군사법원을 부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무원의 신원을 조사·공개하고 군 형법을 개정해 충성 서약을 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라이 총통의 안보 강조 노선과 대중 강경책은 대만 사회에서 격렬한 논란을 부르고 있다.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며, 실제 안보 위기를 해결하기보다는 지지층 결집, 정적 숙청을 위한 행보라는 비판이 주로 야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권에서도 군사법원 부활을 두고 민진당이 추진해 온 민주화 흐름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변덕스러운 메시지로 분열의 대만을 더욱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중국과 무역 합의 소식을 전하며 “중국이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 이는 중국에도 우리에게도 평화와 통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이 발언을 두고 대만은 미국이 버릴 수 있는 ‘장기말’이라고 선전했다.


라이 총통의 대미 저자세 외교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쳤다’고 발언하며 TSMC와 인텔의 합작을 종용하고 고율관세를 매겨도, 라이 총통은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 타진을 말하는 등 미국 압박을 수용하고만 있기 때문이다.

양안관계 악화로 대만의 대미 협상카드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라이 총통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집권한 라이 총통은 불안한 권력 기반 문제를 안보 강조로 돌파하고, 이 과정에서 ‘친중’으로 몰린 야당 의원들이 격렬한 반정부 투쟁에 나서 분열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야당은 19일 라이 총통 탄핵안 발의를 예고한 상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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