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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의 직접 회담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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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 없다”, “빈손으로 끝날 것”, “무산될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이후 3년2개월 만에 직접 마주 앉은 이스탄불 회담을 두고 개최 직전까지 다양한 회의론이 불거져 나왔다. 러시아 정상도, 우크라이나 정상도, 몇달 동안 중재해온 미국 정상도 불참했고, 알려진 시간보다 서너시간 미뤄진 뒤 가까스로 열렸다. 하지만, 튀르키예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튀르키예 대표단을 중앙에 놓고 양국 대표단이 ‘ㄷ’자 형태로 마주 앉은 풍경은 그 자체로 파급력이 있었다. 오랜 기간 전쟁을 이어온 두 당사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1시간30분가량 얼굴을 맞대고 앉았다는 것은 그렇게 평가절하할 만한 일은 아니다.



협상 직후 두 나라는 각각 포로 약 1천명을 교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선 ‘고작 포로 교환뿐’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또 다른 쪽에선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포로 교환’이라며 진전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 회담이 더 열릴 것이란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해졌다. 이스탄불 회담의 자리를 마련한 튀르키예 외무장관 하칸 피단은 회담 이후 “전쟁의 골이 깊은 두 적국이 추가 회담을 개최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당장은 휴전 관련 논의 근처에도 못 간 것처럼 보였지만, 이 전쟁을 외교적으로 풀 수 있을 것이란 일말의 가능성이 싹텄다. 미국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선임연구원 피터 슬레즈킨은 “양쪽이 직접 접촉한 것은 중요한 발전이기 때문에 매우 희망적인 신호라고 본다”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다만, 궁극적으로 휴전까지 가는 길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평가가 중론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회담을 “(종전으로 가는) 여정의 시작”이라 표현했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가량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 회담에서 기존에 요구해온 우크라이나 영토 그 이상을 요구했다고 우크라이나 쪽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소식통은 “이전 논의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요구를 최후통첩했다”고 전했다. 영토를 잃지 않겠다는 것이 우크라이나의 오랜 입장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앞으로 긴 여정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2022년 3월 열린 기존 이스탄불 회담에 참석했던 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료는 로이터에 “모든 여정은 한 걸음에서 시작한다”며 “협상을 시작할 땐 늘 요구사항이 과장되기 마련”이라고 앞으로의 과정에 희망을 이야기했다.



김미향 국제부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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