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는 전국 각지를 누비며 대선 내조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 여사는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조용히 후방 지원하고 있다. 이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전국의 사찰과 교회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공식 선거 운동(12일)이 시작된 이후인 13일과 15일에도 각각 명동성당과 불국사를 방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 다지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여사는 14일 광주를 방문한 데 이어 이틀 만인 16일 다시 호남을 찾아 노인요양시설에서 배식 자원봉사를 했다. 오월어머니집에서는 5·18 유족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여사 측은 이 후보의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 조율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까지 남은 기간 현재와 같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김 여사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식당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4일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근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벌금형을 받은 김 여사는 상소한 상태다. 공직선거법상 김 여사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되며, 해당 기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이번 21대 대선 전에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은 작아 대선후보 배우자로서 김 여사의 선거운동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 여사도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물밑 내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아내로서 지켜본 김 후보의 청렴성과 진정성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설 여사는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돈을 굉장히 무서워한다. 가까이하지 않으려 한다”며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이랄까, 유교 집안의 양반 기질이랄까, ‘더러운 돈은 만지는 게 아니다’라며 늘 자기 자신을 청결하고 깨끗하게, 고고하게 다스리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설 여사는 국민의힘 약세 지역인 호남이 고향이라는 점을 활용해 호남 민심 챙기기에도 나섰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설 여사는 순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지난 14일 서울에서 열린 호남미래포럼 조찬모임에 참석했다. 호남미래포럼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과 김승규 전 국정원장 등 광주·전남 지역 출신 인사들을 주축으로 2013년 창립된 단체다. 설 여사는 이날 “호남분들이 원하는 부분을 가장 잘 전달할 역할, 제가 제일 잘하지 않겠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기도 한 설 여사는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12일에는 불교계 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조계종 중앙신도회 창립 70주년 행사에 참석해 불심을 챙겼다. 설 여사 역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김 후보가 직접 가지 못하는 사각지대와 소외된 곳 등을 찾는 방식으로 조용한 내조를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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