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일본 데뷔 예정인 전원 일본인 케이(K)팝 보이그룹 아오엔(AOEN). 와이엑스(YX)레이블즈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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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한국 시장 밖을 공략하는 케이(K)팝 업계의 이른바 현지화 전략이 쉴 틈 없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예 멤버 전원을 현지인으로 구성해 데뷔하는 ‘케이 지우기’가 본격화되는 추세다. 계속된 도전으로 최근 성과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제는 일본을 넘어 라틴 쪽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지난 4월 공식 데뷔한 4인조 걸그룹 코스모시는 일본 엔티티(NTT)도코모 스튜디오와 한국 소니뮤직코리아가 협력해 만든 팀이다. 아프리카 리듬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아프로팝을 내세운 흥겨운 사운드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비주얼이 특징이다. 일본어 가사가 대부분이지만 음악 스타일은 전형적인 케이팝이다. 블랙핑크 등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케이팝 프로듀서진이 나섰기 때문이다. 2022년 데뷔한 다국적 걸그룹 엑스지(XG)와 비슷한 사례다.
앞서 코스모시가 지난 2월 선공개한 디지털 싱글 ‘지기=지기’는 틱톡 일본 차트 4위, 오리콘 주간 디지털 싱글 차트 12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받았다. 이들은 최근 싱글 ‘럭키=원’을 발표하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브의 일본 현지 레이블 와이엑스(YX)레이블즈는 다음달 7인조 남성 그룹 아오엔(AOEN) 데뷔를 준비 중이다. 지난 2월부터 두달간 니혼텔레비전에서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일본인 멤버로만 구성했다. 하이브는 “차세대 제이(J)팝 그룹”이라고 홍보할 정도로 확실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공개를 앞둔 데뷔 싱글 ‘더 블루 선’은 푸른빛을 상징하는 팀명을 반영했다고 한다.
하이브는 이미 진행 중인 라틴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에 더해 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보이그룹 오디션을 멕시코 현지에서 시작했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최근 멕시코시티에 조성된 캠프에서 리얼리티 시리즈를 통해 최종 멤버 발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어 방송과 손잡고 촬영해온 라틴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은 6월 미국에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걸그룹 코스모시. 소니뮤직코리아 제공 |
지속돼온 케이팝 현지화 전략은 이제 글로벌 성과를 내는 중이다. 하이브의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가 지난달 발표한 싱글 ‘날리’는 최근 빌보드 ‘핫 100’ 차트 92위에 올랐다. ‘날리’는 ‘19금 딱지’가 붙었을 정도로 미국 현지에서나 통용될 법한 직설적인 가사를 내세워 기존 케이팝과 차별화했다.
이런 움직임은 시장 확대를 위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사례가 캣츠아이 말고는 드물다는 사실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글로벌 오디션 등 투자 비용이 큰 만큼 위험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을 노리는 그룹이 여전히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일본에선 니쥬, 엔시티 위시, 앤팀 등 이미 자리 잡은 케이팝 그룹이 많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고정된 시장”이라며 “일본 시장은 계속해서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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