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에 들뜬 국민의힘…김문수 "국민 뜻 맞는 대통령 될 것"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5.12 [사진=연합뉴스]

6·3 대선을 17일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탈당을 전격 선언한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포함한 당내 다수 인사들이 환영 입장을 내고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거취를 정리하는 모습이 전개된 것을 두고 당 내부에선 대선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역력하게 읽힌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의) 그 뜻을 잘 받아들여서 당이 더 단합하고 더 혁신해서 국민의 뜻에 맞는 그런 당으로, 선거운동으로, 그런 대통령이 되게 노력하겠다"며 결단을 높게 평가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재판도 잘 받고 건강도 잘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탈당 관련 당과 사전 조율 여부에 대해선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떠난다.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김문수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지지층 결집을 요청했다.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열리게 된 이번 선거에서 측근으로 분류됐던 김문수 후보가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되자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절연 요구가 빗발쳐 왔다.

특히 고용노동부 장관 신분이었던 김 후보가 비상계엄 사태와 윤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를 몇 달간 내놓지 않으면서 사실상 이를 옹호한 바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선 김 후보에 대한 불만과 함께 중도층 포섭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상당히 커졌지만, 이번 탈당을 계기로 윤 전 대통령과의 진정성 있는 거리두기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주요 인사들은 이날 윤 전 대통령 관련 잡음을 뒤로하고, 대선 승리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잇따라 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대의를 위한 결단, 그 뜻을 존중한다. 사사로움은 뒤로하고 대의를 위해 함께 총력을 다해야 한다"(나경원), "윤 전 대통령의 결단 존중한다. 이제 정말 하나로 뭉쳐야 한다"(안철수)고 주문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어떤 길이 당과 지지자들을 위해 도움이 될지 오랫동안 고심을 많이 해오셨던 것으로 안다"며 "(탈당이) 대선 승리의 중요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당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이번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계기로 '반윤석열'이라는 명분도 사라졌다"고 통합 메시지를 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김문수 후보를 향해 비상계엄 사태·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자유통일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긋기를 수용하라고 거듭 압박했다. 5·3 전당대회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한 전 대표는 다음주 중 현장 행보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한 전 대표는 "저는 우리 당 승리를 위해 최소한 '계엄 반대(이미 지난 12월 말 당 차원의 계엄에 대한 사과는 있었으니, 지금은 계엄으로 인한 탄핵 반대에 대한 당의 입장 선회가 핵심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의 절연, 자통당 등 극단 세력과의 선 긋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한다"며 "이 3가지 없이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부 인사들은 자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당적 이탈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내홍 당시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이며 사퇴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4년 전 입당 원서를 직접 받았던 사람으로서 착잡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앞장서 반대 진영을 이끌었던 윤상현 의원도 "탈당을 결심하신 윤 전 대통령님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비통한 심정"이라면서도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제발 당을 떠나지 말아 달라. 지금은 당을 지켜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제20대 대선 당시였던 지난 2021년 7월 30일 입당한 지 약 3년 10개월 만이자,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66일 만에 당을 떠나게 됐다.
아주경제=구동현 기자 koo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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