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탈모라고 하면 흔히 스트레스나 영양 부족을 원인으로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빠진다고 해서 모두 같은 탈모는 아니다. 탈모는 유전, 호르몬, 스트레스, 면역 이상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뉘며, 그에 따른 치료 접근법도 달라진다.
특히 두피에 동그란 탈모반이 생기는 '원형탈모증'은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면역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2%에서 나타나며, 전체 탈모 환자 중 약 10%를 차지한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피부과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 설명을 바탕으로 원형탈모증의 주요 증상과 남성형 탈모와의 차이점,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면역세포가 모낭 공격...가족력도 주요 발병 요인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면역 반응에서는 체내 방어 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만 제거하지만, 면역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자신의 조직인 모낭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모낭이 손상되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두피에 동그란 탈모반이 생기는 '원형탈모증'은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면역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2%에서 나타나며, 전체 탈모 환자 중 약 10%를 차지한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피부과 김형수 원장(서울에이치피부과)의 설명을 바탕으로 원형탈모증의 주요 증상과 남성형 탈모와의 차이점,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면역세포가 모낭 공격...가족력도 주요 발병 요인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정상적인 면역 반응에서는 체내 방어 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만 제거하지만, 면역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자신의 조직인 모낭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모낭이 손상되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김형수 원장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라며 "HLA-DQB1, HLA-DRB1 등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와의 관련성도 보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포를 공격하는 CD8+ T 세포가 모낭의 '면역 특권(immune privilege)'을 파괴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면역 특권'이란 눈이나 모낭 등 일부 조직이 면역계의 과도한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기능을 말한다.
이외에도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접종, 심한 스트레스,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산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외부 자극이 원형탈모증의 발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안드로겐 탈모와 다른 진행 양상…전신 질환과의 연관성도
탈모는 형태나 원인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이 남성형 탈모, 즉 안드로겐 탈모다. 안드로겐 탈모는 유전과 남성호르몬(DHT)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진행성 탈모다. 이마 양옆이 점차 M자 형태로 올라가거나 정수리 부위가 서서히 드러나는 식으로 천천히 진행되며, 탈모 부위에 염증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낭이 위축되면서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다 결국에는 회복이 어려운 비가역적 탈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원형탈모증은 급성으로 발생하며 탈모 부위의 경계가 명확하다. 단일 병변으로 시작해 점차 여러 부위로 확산되기도 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모발이 다시 자라날 가능성이 크다. 김형수 원장은 "눈썹이나 속눈썹 등 체모까지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병변의 범위나 형태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신 건강과의 연관성 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안드로겐 탈모는 대개 두피에 국한되며 다른 전신 질환과의 연관성은 낮은 반면, 원형탈모증은 루푸스, 자가면역 갑상선 질환, 백반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원형탈모가 반복되거나 병변이 광범위할 경우, 자가항체 검사나 갑상선 기능 검사를 통해 전신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탈모의 양상, 원인, 경과, 치료 가능성까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감별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에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치료법 다양해졌지만…재발 막으려면 꾸준한 관리 필수
안드로겐 탈모는 주로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같은 경구 약물로 DHT 생성을 억제하거나, 미녹시딜 외용제를 통해 모낭 기능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치료의 주요 목적은 탈모의 진행을 늦추고 기존 모발을 유지하는 데 있으며, 진행 정도나 환자의 연령, 탈모 부위에 따라 약물의 선택이나 병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일부 환자에게는 모발 굵기나 밀도의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의 치료 역시 병변의 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며, 면역 반응을 조절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모낭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스테로이드 주사로, 트리암시놀론을 2~6주 간격으로 병변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소아 환자이거나 주사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DPCP, SADBE와 같은 접촉 면역 유발제를 이용해 피부에 인위적으로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자가면역 반응을 조절하기도 한다. 김형수 원장은 "병변이 넓거나 탈모가 급속히 진행되는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투여할 수 있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에는 JAK 억제제(토파시티닙, 바리시티닙, 루록시티닙 등)가 중증 원형탈모에 효과적인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라면서 "면역 반응과 염증을 조절하는 효소인 JAK의 작용을 차단하여 염증을 줄이는 약물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모두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환자의 약 34~50%는 1년 이내에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병변이 다발성인 경우나 소아기 발병, 가족력, 전신형, 자가면역질환 동반 시에는 만성화되거나 재발 위험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치료뿐 아니라 치료 이후에도 꾸준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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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