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기자]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발목이나 다리를 잘라야 합니다!" 42년 전 만난 의사의 단호하고, 절망스런 진단이었다. 하지만 역사학자가 꿈이었던 국민학생(현 초등학생) 황만기를 한의사의 길로 들어서게 한 마중물이기도 했다.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한의학 박사)은 2000년 한의사 면허 취득 후 25년 동안 소아청소년 '키 성장’과 남녀노소 모든 연령의 골절‧골다공증 등 '뼈 건강’ 분야를 특화시켜서 진료 중이다.
코흘리개 시절 '다리 절단’이라는 청천날벼락 같은 선고를 받았던 그였기에, 25년 진료 인생에도 남다른 족적(足跡)을 남기고 있다. 수많은 연구와 논문을 통해서 키 성장, 뼈 건강 분야의 특허를 8개나 취득했다.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 |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발목이나 다리를 잘라야 합니다!" 42년 전 만난 의사의 단호하고, 절망스런 진단이었다. 하지만 역사학자가 꿈이었던 국민학생(현 초등학생) 황만기를 한의사의 길로 들어서게 한 마중물이기도 했다.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한의학 박사)은 2000년 한의사 면허 취득 후 25년 동안 소아청소년 '키 성장’과 남녀노소 모든 연령의 골절‧골다공증 등 '뼈 건강’ 분야를 특화시켜서 진료 중이다.
코흘리개 시절 '다리 절단’이라는 청천날벼락 같은 선고를 받았던 그였기에, 25년 진료 인생에도 남다른 족적(足跡)을 남기고 있다. 수많은 연구와 논문을 통해서 키 성장, 뼈 건강 분야의 특허를 8개나 취득했다.
황 원장을 한의 치료 특허 제조기로 만든 원동력은 한의학을 민간요법처럼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려는 신념이다. 치료 효과가 명확한 현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한의학을 위해 1세대 가까이 폭싹 투자한 결과다.
키 성장 문제를 겪는 아이들의 건강과 100세 시대의 든든한 기둥인 뼈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황만기 원장. 그는 "지난 40여 년을 돌아보면 마치 운명 같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그의 한의원에서 국민학생 만기의 운명이 시작된 시점으로 시계를 되감았다. '폭싹 속았수다’ 한의사 버전 속으로 들어가 보자.
▶국민학생 만기의 다리 구하기!
[출처 : 123RF.com] |
[출처 : 123RF.com]1983년 서울.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13살 황만기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한 만기의 일상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1년 365일 건강한 두 발로 신나게 뛰어놀 줄 알았는데 불청객에 찾아온다.
함께 살던 할머니는 손자 만기의 다리를 쓰다듬다가 무언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만기는 복숭아뼈가 2개네? 누르면 아프니, 안 아프니?" 만기가 답했다. "하나도 안 아파요..."
황만기 원장은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체육 시간에 몸풀기 체조로 발목 돌리기를 하면 왼쪽 발목은 모든 방향으로 제한 없이 잘 돌아갔어요. 그런데 오른쪽 발목은 좌우측 방향으로 회전이 안 돼서 친구들도 그런지 물어봤었죠. 운동할 때 통증이 없고, 어려서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고 했던가. 만기 발에 문제가 생긴 것을 직감한 할머니와 만기 엄마는 집 근처 대학병원을 찾았다. X-선 촬영 후 정형외과 진료실로 들어갔다.
1983년 당시에는 병의 진단을 X-선 촬영에 의지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은 경희의료원이 1977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고, 자기공명영상(MRI)은 1988년 서울대병원이 첫 가동을 시작했다.
만기의 다리 X-선 사진을 진료실 벽에 건 의사는 조직검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암입니다. 일주일 뒤에 수술을 진행할 건데, 수술방에서 결정하겠지만 발목을 자르든 무릎을 자르든 둘 중 하나입니다."
할머니‧엄마는 물론 세상 물정을 알기엔 너무 어렸던 만기도 귀를 의심했다. 의사는 세 사람이 큰 충격을 받자마자 2차 충격을 이어갔다.
"아이들의 암은 커지는 속도가 엄청 빨라요. 현재 암 종양이 발목에 몇 개 있는지도 잘 모르고, 수술을 늦추면 다리를 타고 올라와서 몸통까지 번져서 사망할 수도 있어요. 죽는 것보다 다리를 절단하는 게 나으니 빨리 수술해 주겠습니다."
할머니‧엄마‧만기 세 사람은 머릿속이 하얘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장남이자 장손인 '만기 다리 구하기’ 가족 회의가 열렸다.
할아버지와 아빠는 "의사가 거짓말을 했을리 없다"며 "만기가 죽는 것보다 다리를 포기하는 게 낫다"고 확고한 입장을 냈다. 하지만 할머니와 엄마의 의견은 달랐다. 아이의 일생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한 번 더 진료를 받자고 주장했다.
여성들이 이겼고, 다른 대학병원을 알아봤다. 하지만 진료를 보기까지 최소 1년 이상 대기해야 했다. 수소문 끝에 몇 주 후 진료가 가능한 다른 병원을 찾아갔다.
하늘이 도왔을까. 이 병원 의사는 "종양 제거 수술은 필요하지만, 다리는 안 잘라도 된다"고 진단했다. 13살 만기의 다리를 자를 것인지, 살릴 것인지가 달린 스코어가 1대 1 무승부가 됐다.
만기 가족은 한 곳의 병원을 더 찾았고, 평생 다리 하나로 살 수는 없다는 절체절명의 마음으로 수술방에 들어갔다. 만기의 다리는 어떻게 됐을까?
수술방에서 나온 만기의 오른쪽 다리는 수술방에 들어가기 전처럼 달려있었다. 다행히 암은 아니어서 종양만 잘 제거한 후 치료가 마무리됐다.
황만기 원장은 "한의대에 다니며 정확하게 알게 됐는데, 2개의 복숭아뼈 중 1개의 정체는 오스테오콘드로마(osteochondroma)라는 양성 종양인 골연골종"이라며 "종양을 제거하면서 발의 뼈를 긁어낸 후 골반뼈를 이식하는 과정까지 총 8시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황만기 원장의 오른쪽 발 안쪽에는 이 때 수술로 지름 약 30cm의 반달 모양 수술 자국이 있다.
수술 후 성장하면서 양쪽 다리 길이 등 신체 균형이 잘 맞지 않아서 통증이 심해, 한의대 시절 재수술을 한 번 더 받았다. 2번째 수술 후 인공적인 평발이 됐고, 양쪽 다리 길이는 계속 불균형 상태에 근육량도 다르지만 소중한 만기의 다리를 지키고 얻은 훈장으로 생각한다.
▶'꿈은 움직인다’ 역사학자에서 한의사로
[출처 : 123RF.com] |
[출처 : 123RF.com]국민학생 만기의 꿈은 고고학자 또는 역사학자였다. 수백년‧수천년 전 시대로 돌아가는 역사를 공부하면, 설레서 눈이 반짝였다. 다리 수술을 받기 전까진 그랬다.
소중한 다리를 살릴 수 있게 8시간 동안 수술해 준 의사, 수술 부위를 꼼꼼하게 소독해주던 레지턴트를 보면서 진로를 의사로 급변경했다.
황만기 원장은 지금도 역사 공부를 아주 좋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요청이 들어와서 강의를 할 때도 흥미진진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양념으로 잘 사용한다.
"첫 번째 다리 수술을 받고, 인생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었어요. 저처럼 다리를 잃게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되고 싶었죠.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야간자율학습이 없어서 집에 일찍 온 날, TV에서 중국 의학 5천년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운명 같았죠."
다큐멘터리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던 고등학생 만기는 진로를 약간 수정해, 의대에서 한의과대학으로 틀었다. 중의학과 한의학을 연구하면 아픈 사람들을 돕고, 개인적인 성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알파벳도 몰랐던 학생 황만기도 당시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극심한 입시 스트레스와 공생하며, 재수 후 1991년 3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입성했다.
▶2번의 한약분쟁 겪으며 '절치부심’
[출처 : 123RF.com] |
[출처 : 123RF.com]한의사를 꿈꾸던 한의대생 황만기의 낭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 한의계 역사에 불어닥친 가장 큰 태풍에 휘말렸다. 황만기 학생은 1991년 3월 경희대 한의과대학 입학 후 2년 뒤인 '1993년 1차 한약분쟁’, '1995년 2차 한약분쟁’에 뛰어들어 투쟁했다.
한약 분쟁의 핵심은 한의사와 약사 간의 한약 조제권 다툼이다. 1993년 3월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가 공포한 약사법 시행규칙 중 '약국은 재래식약장 외 약장을 둬 이를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는 조항이 삭제된 게 직접적인 갈등의 원인이다.
당시 약사법 공포는 약사의 한약 취급을 인정한 것으로서 한약 조제권을 놓고 한의대생과 한의사, 약대생과 약사가 학업‧생업을 뒤로한 채 투쟁에 나서서 사회 문제로까지 번졌다. 그들의 가족들까지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한약분쟁을 한의계 시각에서 바라보자. 한의대생들은 1993년 1차 한약분쟁 당시 수업을 거부했다. 황 원장은 "유급불사 강경 투쟁을 했었고, 정책적‧국민적으로 한의학이 재인식된 계기이기도 했다"며 "한의학이 제도적으로 소외됐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됐기 때문에 강력하게 정부에 한의계의 요구를 알렸다"고 말했다.
결국 '한약사’ 제도를 신설키로 합의하면서 1차 한약분쟁은 일단락됐다. 또 약사가 무제한적으로 취급하던 한약조제 권한을 최소한의 검증을 거친 약사에 한해서 과도적으로 한약을 취급하게 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한약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관련 법은 1994년 1월 7일 공포됐다.
하지만 1995년~1996년 사이 1년 6개월간 '2차 한약분쟁’이 터졌다. 한약사 및 약사의 한약임의조제 범위를 정하는 한약조제지침서 범위를 놓고 한의계와 약계가 치열하게 대립한 것이다.
이 때도 한의사와 한의대생들의 투쟁이 이어졌고, 황만기 학생을 포함한 많은 한의대생들이 미등록 제적 투쟁을 이어갔다.
황만기 원장은 "전국에 재학 중인 한의대생이 약 4500명이었는데, 120명 정도가 자발적 투쟁의 방식으로 등록금을 안 내는 유급불사‧제적불사 투쟁을 이어갔다"며 "실제 저를 비롯해서 많은 학생들이 제적을 당했다"고 혼란스러웠던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한의계는 1‧2차 한약분쟁으로 절차탁마하며,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는 디딤돌을 놓기도 했다.
1차 한약분쟁 전까지 한의학 관련 국립 기관이 하나도 없었는데, '국립한의학연구소’가 설립됐다. 1994년 서울 청담동에 조그마하게 개소한 국립한의학연구소는 2004년 대전 청사로 이전하며,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규모도 키웠다. 이후 한의학 이론 및 기술, 한의의료행위 등에 대한 전문적‧체계적인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1998년부터 한의대 졸업생들도 졸업 후 의사‧치과의사처럼 공중보건의나 군의관으로 갈 수 있는 한방공중보건의사 제도가 마련됐다. 이전까지 한의대생들은 모두 사병으로 군생활을 해야했다. 국립대학교 중 부산대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라는 한의과대학이 설치된 것도 성과 중 하나다.
황만기 원장에게 한의대 재학 시절 겪은 두 번의 한약분쟁은 처절한 투쟁의 기억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한의학이 미개하고, 비과학적이라는 마타도어를 두 번이나 겪으면서 그동안 한의계의 노력이 부족했던 부분도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각과 각성을 깊이 했다"며 "한의사가 돼서 20~30년 후 실력으로 뭔가 보여줘야 겠다는 다짐이 뿌리 내리는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은사들이 준 힌트 그리고 '미래 좌표’
학생 황만기는 제적 후 1년여 뒤 학교에 복학했다. 그리고 많은 한의 진료 분야 중 어디를 향해서 나아가야 할지 명확한 좌표도 어렵지 않게 찾았다.
황만기 원장은 "한의대에 입학한 후 어려서 겪었던 다리의 정형외과적인 문제를 더 연구하는 게 나의 미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명확하게 들었다"며 "특히 한의대 시절 은사님들이 미래에 주목받을 한방 진료 분야로 말씀하신 3가지가 모두 제 얘기처럼 들렸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당시 한의대 은사들이 한의학의 블루칩으로 분석한 분야는 △한방소아과 △한방재활의학과 △한방신경정신과였다. 은사들은 이 분야를 폭넓게 심층적으로 공부하면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가 어렸을 때 다리가 아팠던 것은 한방소아과, 치료를 받고 회복한 것은 한방재활의학과, 재수까지하며 겪은 입시 스트레스는 한방신경정신과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은사님들의 말씀을 듣는 순간 가야할 길과 해야할 일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황만기 원장은 한의대를 졸업하기 전 이미 현재 특화시켜서 집중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키 성장’과 모든 연령의 골절‧골다공증 등 '뼈 건강’ 진료에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근거 중심의 현대 한의학적 토대를 만들자!
[출처 : 123RF.com] |
[출처 : 123RF.com]한의대생 황만기가 우여곡절 끝에 2000년 3월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한의사가 되자 한의학의 위상이 서서히 올라가는 순풍이 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 때 처음으로 대통령 한방주치의가 설치됐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처음이다.
한의대 은사들의 예측과 황만기 원장의 선택도 맞았다. 국가 출산율은 낮아졌지만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점차 상승해, 각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많은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대적‧사회적 상황과 맞물려서 국민들의 한방소아과에 대한 한의 치료 욕구가 커지고, 관련 시장의 파이도 급속하게 성장했다.
2000년, 한의사로서 출사표를 던진 황만기 원장은 가슴에 '사명(使命)’을 새겼다. "SCI급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한의 치료 효과의 과학적인 근거를 많이 마련해서 국민들에게 알리자.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기반을 닦아서 한의학 발전에 헌신하자."
황만기 원장이 한의사가 된 후 25년간 집요하게 파고든 것 중 하나가 바로 '근거 논문을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한방 진료’다.
황 원장은 "한의학에서 보약으로 기력 보충하는 것은 총체적인 관점"이라며 "키, 뼈, 위장, 호흡기 등 특정 질환과 건강 문제를 타깃해서 근거를 마련해 나아가는 게 21세기 현대 한의학의 중요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확고하게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한의학의 시대를 뛰어 넘어, 현대적인 한의학 시대로 가기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절감했다. 현대 과학적인 △동물 실험 △세포 실험 △임상 시험 등을 바탕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이 같은 탄탄한 근거를 기반으로 한의 치료를 진행하고팠다.
그는 "전통적인 한의학으로서 동의보감을 암송하는 형태가 아닌 현대적인 한의학을 기반으로 한 논문과 특허를 증심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했다"며 "그래야 제가 사랑하는 한의학이 신뢰도 높게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차별된 전략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특허 소스의 보고(寶庫) '전통 문헌’
[출처 : 123RF.com] |
[출처 : 123RF.com]소아청소년기에 다리 뼈 건강 문제를 겪었던 황만기키본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 그는 현재 키 성장과 뼈 건강을 중심으로 한 한의 분야를 특화해서 진료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법적‧학문적으로 인정받는 한의학이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핵심은 "그래서 근거가 뭔데"다. 한의학이 전통적인 경험론을 내세우면서 민간요법, 심지어는 미신처럼 진료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황만기 원장은 한의학을 이렇게 바라보는 고질병 같은 색안경을 고쳐주고 싶었다. 최소한 본인의 주요 진료 분야인 키 성장과 뼈 건강에 대해서만이라도 근거 중심의 현대적인 한의학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25년간 부단히 노력했고, 많은 열매를 맺었다.
그는 △키(뼈) 성장 △골절‧골다공증 등 뼈 건강 △아토피 피부염 △인기기능 치료와 관련된 특허를 8개나 취득했다. 8건 중 키 성장, 골절, 골다공증 등 3개 분야는 미국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상표등록도 5건 있다.
이 같은 결과들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대 등 굵직한 연구기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발표한 논문들이 있어서 가능했다.
황만기 원장은 △한국연구재단 등재지(KCI)에 성조숙증‧비만‧알레르기‧면역 등 논문 12편 게재 △SCI급 국제의학저널에 총명·비염·틱·아토피 등 논문 4편 게재 △소아청소년 건강 및 골절‧골다공증 관련 연구‧치료 서적 약 20권 저술 등 현대 과학적인 한의학 결식들을 발표 중이다.
황 원장은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서 서강대학교 겸임교수를 맡아, 관련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학기에 진행하고 있는 강의는 '건강과 한의학’, 2학기에는 '사상의학의 이해’를 이어갈 예정이다.
황 원장이 취득한 많은 특허는 어떤 것을 기반으로 취득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제 특허의 원천은 '전통 문헌’입니다. 의서인 '동의보감’ 등에 이미 힌트가 있어요. 많은 전통 문헌들이 특허 아이디어의 보고이자, 자료집인 소스북입니다."
선조들이 귀중한 정보가 집약된 문헌을 남겼고, 임상 경험들과 문헌 내용들을 특허 취득을 위한 싱싱한 재료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황 원장이 참고하는 전통 문헌은 동의보감에 그치지 않는다. 한의학이 발전한 중국‧일본 등 해외 문헌도 많다. 중약대사전은 5756종류의 한약을 수록하고 있어서 황 원장의 특허 발굴 놀이터다. 가까운 일본의 전통 문헌들도 적극 활용한다.
세부적인 특허 취득 과정은 이렇다. 동의보감에서 첫 번째 힌트를 얻고, 중약대사전과 일본 자료들을 참고한다. 이어 연령별‧환자별로 한약재들을 가감해서 △동물 실험 △세포 실험 △임상 시험 등 현대화된 연구를 통해서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되면 특허를 출원‧취득한다. 이 같은 과정에는 25년의 진료 노하우와 임상 경험이 녹아 있다.
▶"전통의학이라는 언어적 울타리 경계"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한방(韓方)’으로 부르던 전통 한의학이 사라졌다. 하지만 황 원장에 따르면 일본 81개 의과대학에서 모두 300시간 동안 한방 과목을 배우게 돼 있고, 대학병원‧의원 등에서 한약을 쓰는 일본 의사 비율이 93.5%인 것으로 집계되는 등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양‧한방 병행 요법이 보편화됐다.
황만기 원장은 "일본은 초급성기 또는 응급 상황을 제외하면 만성 질환은 물론 수술 직후부터 한약을 처방하는 등 한양방을 병용 투약하는 게 표준 가이드라인이고, 관련된 기초 및 현대 과학적 한약 연구를 많이 진행해서 근거 자료들이 풍부하다"며 "관련 자료만 번역해도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비과학"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목에서 황 원장의 말문이 터졌다. "우리나라 양방 의사들은 국민들에게 한약을 먹지 말라하고, 한의사들도 양악은 독약이니 복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다 부질없는 싸움입니다. 다양한 국제 연구 결과를 보면 양약의 타깃은 질병이고, 한약의 타깃은 질병을 허락한 신체 불군형을 치료하기 때문에 30분 정도 시간차를 두고 복용하면 약물 간의 충돌이 없어서 병용 투여가 가능합니다."
황 원장의 이 같은 주장을 건물 인테리어로 치면 양방 의사와 양약은 질병 철거반이고, 한의사와 한약은 질병으로 손상된 신체 복구반이어서 함께 적용하는 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황 원장은 한의학과 한약을 '전통의학’이라는 단어로 정의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전통의학이라는 말 자체는 가두리 양식장처럼 양식장 안에만 있으라는 굉장히 비하적인 표현이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현대적인 실험 기법을 적용하면 이미 한의학이 아니라는 언어적 울타리에 갇히게 돼서 한의학은 영원히 현대화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이어 "전통은 소스인 것이고, 이 소스를 이용해서 현대화된 연구를 통해 새롭게 재발견하는 것이 현대 한의학"이라고 정의했다.
근거를 기반으로 현대 과학적인 한의학의 효과를 검증해 나가고 있는 황 원장의 입장에선 대한민국에 투영된 현재 한의학의 모습이 많이 아쉽다.
"사상체질을 바탕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을 선별해 주는 수준으로 한의학을 바라보는 두터운 벽 안에 갇혀 있는 듯합니다. 한의학이 한반도만의 의학으로 머물러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이제 현대적인 한의학으로 더 뻗어 나아가야 합니다."
▶'당귀(當歸)’와 사랑에 빠진 한의사
황만기 원장이 취득한 키 성장, 골절, 골다공증, 아토피 피부염, 인지기능 등에 대한 8개 특허에 모두 들어가는 핵심 한약재가 있다. 바로 '당귀(當歸)’다. 황 원장은 당귀와 사랑에 빠졌다.
본초학 한의학 박사인 황 원장은 "당귀는 제가 사랑하는 최고의 약재"라며 "다양한 건강 관리에 이로워서 남녀노소 모두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식물성 한약재"라고 강조했다.
황 원장에 따르면 당귀는 갱년기 여성들의 증상과 화병에도 많이 쓰고 △항암 치료 △체지방 억제 △항상화 효과 △항염증 효과 △항스트레 등에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만능 엔터테이너 같은 '팔방미인 한약재’다.
당귀는 한의학에서 '기항지부(奇恒之腑)’라는 개념의 약재다. 기항지부는 오장육부(五臟六腑)에 속하지는 않지만 특수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6개의 기관인 △뇌(腦) △수(髓) △골(骨) △맥(脈) △담(膽) △여자포(女子胞‧자궁)를 말한다.
우선 키 성장에 당귀를 쓰면 △뼈 영양 공급 △뼈 세포 증식 △뼈 속 혈액의 미세순환(마이크로 서큘레이션) 효과를 보인다.
뼈 속에도 혈관이 엄청 많은데 당귀가 혈관이 막히거나 혈전이 생기지 않게 돕고,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결국 뼈에 영양 물질을 잘 공급해서 뼈 세포 증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황 원장이 키 성장뿐만 아니라 골다공증‧골절 환자들에게도 당귀를 주요 한약재로 처방하는 이유다.
초등학교 때 다리 수술을 받은 황만기 원장도 당귀 한약 애용자다. "두 번의 다리 수술 경험자인 저도 당귀 한약을 계속 복용 중입니다. 뼈 건강이 안 좋으면 활동에 제약이 생겨서 대부분 근육 위축이 동반하는데, 근감소증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한약재인 오가피와 모과를 추가합니다."
황 원장은 이어 "제가 다리 수술을 받았던 어린 시절에 당귀 등을 토대로 한 근골격계 관점의 한약 정보를 알았다면 '지금보다 다리가 더 건강하고 키도 더 컸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쉬움이 현재 키 성장과 뼈 건강을 특화 진료하는 한의사를 만든 자양분이 됐을 거다.
황만기 원장이 취득한 키 성장 특허 한약에는 당귀와 함께 '황기(黄芪)’, '진피(陳皮)’가 주요 한약재로 들어간다.
삼계탕 재료 중 하나여서 친숙한 '황기(黄芪)’는 약용으로 사용한 역사가 2000년 이상된다. 최초의 본초서인 '신농본초경’에 등재돼 있다. 황기는 △만성피로 △식욕 저하 △빈혈 △상처 △발열 △알레르기 △자궁 출혈 및 탈수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특히 소아의 대표적인 보약인 '황기건중탕’의 주요 약재이기도 하다.
귤껍질인 '진피(陳皮)’는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대표적인 한약재다. 황 원장은 "밥을 안 먹는 아이들한테 가장 많이 적용하는 한약재여서 처방하면 밥을 굉장히 잘 먹게 되고, 결국 성장호르몬 분비 촉진으로 이어진다"며 "반대로 살을 빼려는 아이에겐 진피를 쓰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진피는 '그렐린’이라는 식욕 촉진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서 입맛이 돌게한다. 황만기 원장은 "일본 동경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제일 많이 연구하는 한약재 중 하나가 진피"라며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지는 암 환자들의 식욕을 촉진하기 위한 것인데, 제주도산 진피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진피에는 '베타크립토잔틴’이라는 성분도 들었다. 귤의 주황빛 색은 카로티노이드라는 성분 때문인데, 카로티노이드 중 베타크립토잔틴 성분이 포함된다. 베타크립토잔틴은 뼈 세포 증식 효과가 있어서 진피를 키 성장은 물론 골다공증‧골절에도 많이 사용한다. 키 성장과 뼈 건강 한의 치료는 연결돼 있는 것이다.
▶'임상시험’으로 효과 입증해 특허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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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황만기 원장이 취득한 골절과 골다공증 한약에는 당귀 외에 '유향(乳香)’, '몰약(沒藥)’을 주요 한약재로 쓴다. 유향‧몰약에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녹아있다.
아기 예수가 탄생했을 때 동방박사(東方博士)들이 선물한 3가지가 모두 한약인데, 바로 △황금 △유향 △몰약이다. 황 원장은 "황금은 공진단‧우황청심환 등 한약을 감싸면 변질해서 썩는 변패를 막는 약재로 쓴다"고 말했다.
유향과 몰약은 홍해 연안인 아프리카 서북부, 즉 소말리아‧에티오피아‧예멘 등의 연안에 자생하는 나무다.
우선 '유향’ 나무의 진액은 진통 효과와 미세혈액순환 개선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몰약’도 천연 항생 물질을 품고 있는 진통제다.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서 약 1800년 전부터 통증 억제를 위해, 유향과 몰약을 쓰기 시작한 문헌 기록들이 있다.
의서 '본초학(本草學)’은 유향과 몰약이 뭉치 혈액인 '어혈(瘀血)’을 풀어줘서 통증을 개선한다고 기록했다. 뼈가 부러진 골절 통증은 어마어마하게 아픈데 여기에 효과를 냈던 것이다. 몰약은 미이라를 감싼 붕대에도 사용했는데, 사체가 썩는 것을 막는 방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골절 특허 한약’에는 '속단(續斷)’, '골쇄보(骨碎補)’ 한약재도 애용한다. 우선 '속단(續斷)’은 끊어진 것을 이어준다는 뜻이며, 천속단의 뿌리다. '골쇄보(骨碎補)’는 부러져서 끊어진 뼈를 다시 연결해준다는 뜻으로, 넉줄고사리의 뿌리줄기를 건조한 것이다.
'골다공증 특허 한약’에는 '천궁(川芎)’과 '백작약(白芍藥)’을 추가한다. 이 약재들은 혈액을 보충하는 '보혈 작용’이 우수해서 여성 환자가 대부분인 골다공증은 물론 갱년기 증상 개선에도 좋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먹지 않고 목욕할 때 물에 타서 씻는 스킨워시며, 핵심 한약재는 '형개(荊芥)’와 '백선피(白鮮皮)’이다. 형개는 항알레르기, 백선피는 간지럼증을 완화하는 항소양 효과가 우수하다.
황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 한약은 액체로 돼 있어서 목욕 물에 풀어서 전신에 뿌려주면 된다"며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질환이고 근본적인 치료가 힘들지만 가려움증만 크게 개선해도 숙면을 취할 수 있어서 아이 삶의 질이 크게 높아진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스킨워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서 만 2세~15세의 소아청소년에게 어떤 안전성과 효과성이 있는지 검증해, 2018년 논문으로 발표한 후 특허까지 취득했다.
황만기 원장은 "씻는 아토피 피부염 한약은 소아청소년 한의원 중 임상 시험을 성공한 첫 사례여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먹지 않는 스킨워시 치료제여서 윤리적인 문제 없이 아이들에게 효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기능 향상’ 조성물 특허에도 당귀와 함께 △오가피(五加皮) △인삼(人蔘) △황금(黃芩) 등을 쓴다. 황 원장은 해당 내용으로 118명의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에게 인체 적용 시험을 진행해서 박사 논문도 받았다.
황 원장에 따르면 인지기능 향상 조성물은 4가지 약재를 이용한 복합 한약으로, 인지기능에 대해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진행해서 효과를 입증한 국내 첫 논문이다.
▶소아청소년들의 '성장 부진’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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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황만기 원장은 25년 동안 키 성장과 뼈 건강을 지켰다. 황 원장에 따르면 거의 한 세대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관련 질환의 발병 원인과 특징이 많이 변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아이들의 성장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인 요인에 변화가 있었다"며 "예전에는 잘 못 먹거나 안 먹어서 영양 공급 불충분에 따른 잔병치레가 흔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 황 원장의 분석이다.
황만기 원장은 "선행 학습, 조기 학습에 몰두해서 아이들에게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것이 성장 부진의 핵심"이라며 "SNS 채널에 소비하는 시간도 과도해서 아이들의 휴식‧숙면 시간까지 발탁당해, 악순환이 어어진다"고 우려했다.
우리 아이들은 △과도한 학업 △스마트 기기 사용 △수면 부족 △스트레스 누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성장 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아울러 24시간 배달이 가능한 야식 문화에 따른 '비만’도 큰 영향을 준다. 비만은 성조숙증의 가장 강력한 원인이어서 성장 부진이라는 연결 고리가 더 단단해지는 단초를 제공한다.
황 원장은 "요즘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다"며 "이런 식품은 향신료와 양념이 많아서 알레르기가 잘 치료되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결국 성장 부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건강하지 않은 영양 과잉’에 따른 성장 부진이 점차 심각해지는 것이다.
"스트레스, 비만, 비정상적인 영양 섭취로 성장기 초반에 풀악셀을 밟고 있는 상태입니다. 성장이 F1 자동차처럼 과속을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성조숙증을 일으켜서 성장 장애라는 종착지에 이릅니다."
황 원장에 따르면 뼈가 부러지는 골절의 원인은 스포츠 손상 비율이 늘고 있다. 나이가 들었는데 20‧30대 체력과 신체 상태로 착각해서 무리하게 활동하다가 골정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황 원장은 "골프, 배드민턴, 테니스 등을 즐기는 50대 이상 연령에서 갈비뼈 골절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며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세게 하거나, 도로의 속도 방지턱을 빠르게 넘어서 충격이 크고, 뛰어오는 손자손녀를 안아주다가 갈비뼈와 쇄골이 골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배출한 글로벌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에 편승해서 아이들을 스포츠 선수로 키우려는 분위기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황 원장은 "아이들은 과도한 운동 중 뼈가 많이 부러지는데, 소아청소년 골절의 15%는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며 "특히 남자 아이들이 만 10세~14세에 운동을 하거나 킥보드를 타다가 자주 부러지는데, 남성 골절 1위 연령대인 50대에 이어 10대 청소년이 2위"라고 말했다.
연예인을 꿈꾸며 춤을 격렬하게 추는 과정이나 지나친 다이어트 때문에 여성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돼서 뼈가 약해져도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우리 아이들은 건강한 성장이 최우선입니다"
황만기 원장은 아이들의 키 성장과 뼈 건강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며 한 길을 걷고 있다. 그에게 진료받는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할지 궁금했다.
"요즘 부모들은 진료실에서 굉장히 솔직합니다. 제 아이들의 키를 어느 정도까지 키웠는지 직접적으로 물어봅니다. 저는 자녀가 셋인데, 모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커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합니다."
황만기 원장의 키는 174cm, 와이프는 165cm다. 그럼 황 원장의 세 자녀 키는 어느 정도일까? 대학생인 첫째 아들은 178cm다. 군대는 헌병으로 다녀왔다.
둘째 딸도 대학생인데 키가 168cm로 여성치고는 크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인 막내 딸은 키가 약 172cm로 장신이다. 일단 황 원장에게 진료받는 사람들의 의구심은 풀어진 셈이다.
황 원장 자녀들은 성장이 멈춘 지금도 매일 황 원장이 처방하는 한약을 하루에 두 팩씩 먹는다.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 한약을 중심으로 처방했지만, 현재는 마음을 편하게 다스리는 항스트레스 한약, 체력 보강 한약, 항바이러스 한약 등을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쓴다.
황 원장 진료실에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서는 보호자들의 대부분은 성장호르몬 주사가 아닌 키 성장 한약을 처방받기 전에 확신을 갖고 싶어 한다.
황 원장은 "혹시 모를 성장호르몬 주사 부작용이 걱정된다며 상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운동 특기생은 성장호르몬 주사가 도핑에 걸리기 때문에 코치들이 맞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가장 많이 보고되는 성장호르몬 주사 부작용은 고혈당을 일으키는 것이어서 당뇨병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으면 주사를 안 맞는 게 아이에게 나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며 "특히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인데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하면 당뇨병뿐만 아니라 말단비대증, 척추측만증 등 다양한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호르몬 주사가 사용되기 시작한 지 약 20년이 됐다. 10대부터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은 아이들의 나이가 많아야 30세 즈음이다. 황 원장은 "아직 당뇨병 발병 나이에 진입하지 않았지만, 당뇨병 위험이 상당히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아이의 약 97%는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데 투약하는 것으로 집계된다"며 "이렇게 성장호르몬만 추가한다고 더 클 것으로 맹신하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당연히 부작용 가능성도 상승한다"고 덧붙였다.
황 원장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와 키 성장 한약은 개념이 다르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아이의 혈중 성장호르몬 수치를 높인다.
키 성장 한약도 당귀‧진피 등을 처방하면 성장호르몬 분비 활성화가 관찰되지만, 샘솟듯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키 성장 한약의 치료 본질은 아이들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인자들을 하나씩 개선하는데 있다.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잘 먹게 해주고, 감기에 잘 걸리면 덜 걸리게 하고, 밤에 숙면을 못 취하면 푹 자게 돕는다.
또 성장의 발목을 잡는 알레르기 체질은 개선하고, 과체중‧비만이면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게 유도한다. 체력이 약한 아이는 체력을 보강한다.
황만기 원장은 "아이에게 성장 부진을 일으키는 정성적 요인들을 도미노처럼 하나씩 쓰러뜨리면서 교정해, 건강한 성장으로 이끈다"며 "이것이 한의학적 성장 처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뻔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얘기다. 우선 몸을 튼튼한 상태로 만들면, 자연스럽게 키 성장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튼튼’이 먼저고, '쑥쑥’이 나중이다.
황 원장은 아이를 둔 보호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검사를 통해서 아이의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되는 것으로 확인되면 안심하세요. 아이가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왜 쑥쑥 안 크는지 모르겠다’는 의문 대신, 아이를 위한 최우선 순위에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두세요. 과도한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적절한 영영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면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계속 성장하는 존재가 우리 아이들입니다. 보호자들의 관심은 아이들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인프라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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