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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갑자기 멈춰 뒷사람과 ‘쿵’... 법원, ’1300만원 배상' 판결에 中 들썩

조선일보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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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거리를 두고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여성. /넷이즈

일정 거리를 두고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여성. /넷이즈


중국 중년 여성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멈춰 뒤에 오던 사람과 부딪혀 넘어지면서 골절상을 입은 사건으로 7만위안(약 1300만원)을 배상받게 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칭다오 법원은 앞뒤로 나란히 걷던 보행자끼리 충돌한 사고와 관련해 뒤에서 걷던 보행자 왕모(29)씨에게 7만 위안(약 1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공개한 2023년 5월 사고 당시 감시 카메라 영상을 보면, 류모(59)씨가 주택가를 걷던 중 전화를 받기 위해 갑자기 멈춰서 돌아서는 모습이 담겼다. 일정 거리를 두고 뒤따라오던 왕씨는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걷다가 류씨와 부딪혔고, 류씨는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이 사고로 류씨는 엉덩이 골절상을 입었고 10등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류씨는 왕씨를 상대로 의료비와 간병비, 장애 보상금 등 18만8000위안(약 36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류씨는 재판에서 왕씨가 부상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왕씨는 류씨가 갑자기 멈추지 않았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원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검토한 후 양측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류씨가 길 한가운데서 갑자기 멈춰 선 것이 1차 사고 원인이었고, 왕씨가 걷는 동안 안전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것이 2차 원인이라는 판단이었다. 수차례 법정 중재 끝에 왕씨가 류씨에게 7만 위안(약 1300만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이 부딪히면서 류 씨가 넘어지는 모습. /qq닷컴

두 사람이 부딪히면서 류 씨가 넘어지는 모습. /qq닷컴


이 사건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네티즌은 “앞서 걷던 보행자의 부상에 대해 뒤따라가던 사람이 왜 책임을 져야 하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판사가 ‘안전거리 미확보’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졌다. 중국은 도로교통안전법에 따라 자동차에 대해서만 안전거리 유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로펌의 천웨이제 변호사는 “보행자가 공공도로를 이용할 때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여길 수 있지만, 법률에서 안전거리를 기준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칭다오 법원은 성명을 통해 “보행자 간 충돌 사건과 관련, 사실 설명이 부정확하고 법률 표현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보행자 간 충돌 사건에서 법원이 나이가 더 많은 사람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2006년 난징에서 발생한 ‘펑위 사건’을 상기시켰다고 매체는 전했다. 당시 20대 청년 펑위는 길에서 비틀거리던 노인을 부축해 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오히려 노인에게 고소를 당했다.

그러나 다른 네티즌들은 법원의 판결 취지에 공감하며 “걷거나 줄을 설 때 충분한 공간이 있는 경우 서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영상을 보면 뒤에 있던 사람이 사고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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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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