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쇤베르크·스트라빈스키도 거쳐갔다 … 137년 '음악의 전당' 콘세르트헤바우

매일경제 정주원 기자(jnw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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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박물관 지구에는 반 고흐 미술관, 국립 박물관 말고도 화려한 건물이 하나 더 137년 역사를 버티고 서 있다. 1888년 개관한 이래 세계 클래식계의 사랑을 받아온 공연장 '콘세르트헤바우'다. 신고전주의 대칭 구조에 지붕 위 금빛 리라(고대 그리스 악기)까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관뿐 아니라 콘서트홀 본연의 '음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현대 음향학이 생기기도 전에 운 좋게 갖춘 환경이란 점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홀 내부의 목재와 이른바 '슈박스'(직사각형 신발 상자) 구조가 따뜻한 울림을 만들어내고, 무대 높이와 거대 파이프 오르간도 음향에 기여한다. 구스타프 말러는 물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아널드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등 역사적 음악가가 이 안에서 자기 곡을 직접 선보였다.

또 마에스트로 리카르도 샤이, 마리스 얀손스 등이 각각 16년, 11년 동안 상주단체 상임 지휘를 맡았다는 상징성도 있어 전 세계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말러 페스티벌 개최를 앞두고 서면으로 먼저 만난 시몬 레이닝크 콘세르트헤바우 대표는 "이번 페스티벌 관객은 실로 국제적"이라며 "절반은 네덜란드에서, 나머지 절반은 한국·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왔다"고 밝혔다. 축제가 열린 8~18일 11일 동안 메인홀 연주 14회, 리사이틀홀 연주 7회 등 콘세르트헤바우 내 유료 객석 총 3만여 석이 대부분 매진됐다.

콘세르트헤바우가 온라인 매표 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관객 구성을 보면, 지난 한 해 기획한 공연(대관·교육 프로그램 제외) 716건의 티켓 구매자의 12%가 해외에서 왔다. 전체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49세다.

레이닝크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청중 평균 연령이 낮아졌다"며 "젊은 관객을 위한 할인 멤버십 '앙트레', 맞춤형 프로그램 '스터디 세션' '클래식 하이라이트' 등을 운영한 덕분"이라고 전했다. 앙트레는 30년 넘게 지속돼 현재 35세 미만 회원 8000여 명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이자 상주단체인 로열 콘세르트헤바우(RCO)도 공연장의 명성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1961~1988년 수석 지휘자를 지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는 "콘세르트헤바우는 RCO 최고의 악기"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RCO는 매해 콘세르트헤바우 공연의 12% 수준인 80여 건을 담당한다. 레이닝크 대표는 "우리는 100년 넘는 동반관계를 쌓으며 서로를 격상시켰다. RCO의 존재가 우리 홀의 일정, 음향, 관객 기대치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놀라운 음향에 대해선 "개보수 등 모든 일은 '소리를 보호한다'는 원칙 아래 이뤄진다"며 "음향 공학 회사 포이츠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홀 내부 벽에는 기둥 사이에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브루크너 등 46명의 작곡가 이름도 새겨져 있다. 특히 말러의 이름은 무대와 마주 보는 객석 쪽 정중앙에 위치해 축제 기간 내내 특별한 조명으로 빛을 발했다. 말러의 친손녀 마리나 말러가 1995년 제2회 말러 페스티벌 때 기증한 말러 흉상도 콘세르트헤바우 위층 복도에서 관객들을 맞이했다.

[암스테르담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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