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서는 윤영철(21·KIA)의 투구를 어쩌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올 시즌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으나 첫 3경기에서 너무 부진한 성적을 낸 끝에 2군도 경험한 선수였다. 그런데 그 윤영철은 이제 무조건 살아나야 할 투수가 되어 있었다.
첫 3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3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15.88의 부진을 겪은 윤영철은 팀 사정 탓에 다시 선발 복귀 기회를 잡았다. 윤영철의 몫을 대신하던 황동하가 불의의 교통 사고를 당해 이탈했기 때문이다. 휴식일 중 숙소 근처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하는 차량이 그대로 황동하를 치어 버렸다. 그 결과 요추를 다쳤고, 최소 6주는 재활을 해야 한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황동하와 임무를 바꿔 롱릴리프로 1군에서 대기 중이었던 윤영철이 다시 선발로 돌아간 사건이기도 했다. 그간 오래 공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70구는 던지게 하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이야기였다. 당분간은 선발로 돌아야 할 선수이기 때문에 투자를 해야 했다.
이 감독은 15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어제(14일)는 볼이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구위도 그렇고, 스피드도 그렇고 어제처럼 자신감을 가지고 던져주면 확실히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구위가 좋아져서 솔직히 깜짝 놀란 상황이었다. 투수 코치님이 ‘오늘 (불펜) 피칭을 할 때 상당히 좋았습니다’고 해서 기대하고 갔는데 그 정도면 정말 좋았던 구위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실제 이날 윤영철은 최고 시속 145㎞의 공을 던졌다. 윤영철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보통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0㎞대 초반이다. 그런데 이날은 초반부터 힘을 썼고, 구속이 나오는 공도 제구가 괜찮았다. 우타자 몸쪽을 치르는 빠른 공에 롯데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4회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이는 컨디션이 선발로 맞춰져 올라올수록 스태미너 또한 좋아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2023년 데뷔 시즌부터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윤영철은 KIA 마운드의 미래 중 하나다. 2023년 8승에 이어 지난해에도 18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19로 선전했다. 다만 시즌 중반 허리 부상으로 이탈했고, 공백도 꽤 길었다. 그 공백을 메우는 데 다소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시즌 초반 부진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황동하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망설이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시켰다.
황동하가 6월까지는 선발로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이의리의 복귀 시점도 6월 중순 정도다. 이의리 또한 팔꿈치 수술로 1년 이상을 쉬었기 때문에 돌아오자마자 정상 로테이션을 소화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윤영철은 여전히 팀 내에서 중요성이 있고, 뭔가 엇박자로 흘러가는 KIA 선발진 재건의 키가 되는 선수다. 70구 수준을 무난하게 돌파한 만큼, 1~2경기 정도를 더 치르면 정상 컨디션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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