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코인거래소 시스템 해킹…약 5600억 원 손실

해커들, 정보 유출 미공개 대가 요구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 가진 직원 매수
코인베이스 CEO "고객 1% 미만 정보 탈취"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커들이 회사에 2,000만 달러(약 280억 원)를 요구했다고 적었다. X 캡처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고객정보를 도난당해 약 5,600억 원의 손실을 입게 됐다.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거래소로는 처음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상장된 거래소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날 미국 규제당국에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보고했다. 코인베이스는 11일 신원 미상의 해커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에는 해커들이 코인베이스의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 사실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2,0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커들은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을 가진 인도의 직원을 매수해 개인정보를 입수한 뒤 거래소를 사칭해 고객들에게서 암호화폐를 뺏는 수법을 썼다. 해킹당한 정보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사회보장번호, 은행계좌번호 일부 등으로 알려졌다.

코인베이스는 일부 회사 데이터도 도난당했다며 해커들이 요구한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은 고객들에게는 환불조치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브라인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커들이 해외 고객지원 직원을 매수해 고객 1% 미만의 개인정보를 불법 조회했다"며 "피해 고객에게 보상할 예정"이라고 썼다.

암호화폐 도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인베이스는 고객 환불 비용과 수수료 등을 충당하기 위해 최대 4억 달러(약 5,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킹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이 회사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