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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이어 환율 전쟁 점화 조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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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미 재정 당국이 환율 협의를 시작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외환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 소식이 전해진 14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20원에서 1390원까지 2% 이상 급락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원화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미 '8대 비관세 부정행위' 중 첫 번째로 '환율 조작'을 지목한 바 있다. 관세뿐만 아니라 환율까지도 압박 수단으로 꺼내 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1985년 플라자 합의를 연상시키는 강도 높은 평가절상 압력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당시 플라자 합의로 엔화는 급격히 절상됐다. 달러당 환율이 240엔에서 120엔으로 반토막이 났다. 일본은 최종재 수출시장 점유율이 20%에서 10%로 낮아졌고, 제조업 생산기지는 해외로 이전했다. 결국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불황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위원회 의장인 스티븐 미란은 이미 플라자 합의에 빗댄 '마러라고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달러를 약세로 유도하고, 교역국 통화는 절상시켜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실화될 경우 지난해 557억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한국도 압박 대상이 될 것이다.

비록 이번 환율 협의가 실무급 수준에 머문다 해도 향후 미국이 교역국에 평가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다.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나면, 협상 테이블은 관세에서 환율로 옮겨갈 수 있다. 환율전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0.2%로 후퇴했고, 연간 성장률 전망도 0.8%(한국개발연구원 추정)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가 급격히 절상되면,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수출산업의 가격 경쟁력은 급격히 약화된다.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부는 향후 협상에서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과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히고, 미국의 일방적 압력에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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