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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수록 부담" 결국 못 버티고 또?…문 닫을 위기 처한 디지털보험사

머니투데이 권화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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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IFRS17 후폭풍 (上)

[편집자주] 새 보험회계제도 도입 3년차에도 후폭풍이 거세다. 이익을 많이 내기 위해 건강보험 상품에 '올인'하면서 다양성이 붕괴되고 보험산업이 왜곡되고 있다. 버티지 못한 보험사는 사라진다. 게다가 예측 불가한 금융당국의 규제는 시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



[단독]교보생명, 라이프플래닛 흡수합병 검토..IFRS17 '후폭풍'


교보라이프플래닛 개요/그래픽=김지영

교보라이프플래닛 개요/그래픽=김지영


교보생명이 100%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출범 12년만에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한화손해보험으로 흡수합병이 결정된 캐롯손해보험에 이어 잇따라 디지털 보험사가 문을 닫을 위기다. 은행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절차가 진행중인 반면 보험업권은 비대면 회사가 연이어 철수를 검토 중이다. 지난 2023년 도입한 새 보험회계 IFRS17의 '역풍'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자회사인 라이프플래닛에 대한 외부 경영진단을 진행하고 금융당국에도 연이은 적자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프플래닛은 비대면 영업을 하는 디지털보험사로 지난 2013년 출범후 지난해까지 11년간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도 256억원의 적자를 냈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에 대해 추가 유상증자, 사업모델 변경, 교보생명으로의 흡수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롯손보처럼 모회사에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 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 출범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337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다. 특히 IFRS17 시행 이후인 지난해 3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25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대규모 자본확충 효과로 라이프플래닛의 보험금 지급여력비율(K-CIS)는 121.6%에서 213.1%(경과조치 전 기준) 단숨에 뛰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다시 152.2%로 하락했다. 150%가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이다.


라이프플래닛의 경영상태가 악화한 결정적인 이유는 IFRS17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미래 이익을 뜻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라이프플래닛이 주력했던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은 팔 수록 부담이 되는 '골칫거리'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에 라이프플래닛도 2023년 이후 암보험, 정기보험에 집중했으나 보장성보험은 상품내용이 까다롭고 가입절차도 복잡해 설계사가 아닌 비대면 채널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

업계 관계자는 "새 회계제도 도입후 설계사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보험사는 아예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됐다"며 "소비자는 건강보험 뿐 아니라 저축성, 연금보험도 필요한데 회계제도상 보장성 보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라이프플래닛이 흡수합병 되더라도 절차상 특별히 복잡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을 합병하면 추가적인 자본확충 부담을 더는 대신 369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을 활용해 M&A(인수합병)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를 비롯해 추가적으로 손해보험사 인수 등을 검토 중이다.



"저축성, 연금보험은 안 팔아요" 새 회계제도가 왜곡한 보험산업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그래픽=김다나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그래픽=김다나



도입 3년차를 맞은 새 보험회계(IFRS17)가 보험산업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사들은 단기간 회계상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건강보험 판매에 '올인' 중이다. 반면 팔수록 부담이 커지는 저축성 보험이나 연금보험은 외면한다. 이런 상품을 주력으로 했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디지털보험사와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판매)는 IFRS17 도입 후 존폐기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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