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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녀에게 ‘채일’ 수 없는 이유

중앙일보 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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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솔로들이 짝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얼마간의 합숙을 통해 서로를 알아 가며 최종 커플에 이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과 관련된 온라인 게시판에는 “미래를 점치는 점술가들이라도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채이는’ 건 예측할 수 없나 보다” “옥순에게 ‘채인’ 영수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등과 같은 시청 소감이 자주 올라온다.

남녀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관계가 끊기게 되는 경우 위에서와 같이 ‘상대에게 채이다’고 표현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어떤 사람과 사귀다가 연인 관계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면 ‘상대를 차다’라고 표현한다. 반대로 상대가 나에게 먼저 이별을 언급했다면 ‘차다’에 피동의 표현을 만들어 주는 접사 ‘이’를 붙여 ‘상대에게 차이다’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채이다’는 ‘차이다’에 불필요하게 ‘ㅣ’가 덧붙은 형태이므로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차이다’를 줄여 ‘채다’라고 쓸 수도 있다. “애인에게 챈 직후라 마음이 울적하다” “남자친구에게 채고 난 뒤 한동안 입맛이 없었다” 등과 같이 쓰면 된다. ‘차이다’와 ‘채다’를 과거형으로 만들 땐 어미 ‘-었-’을 넣어 ‘차이었다(차였다)’ 혹은 ‘채었다’로 쓰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그에게 채였다”에서처럼 불필요하게 ‘ㅣ’를 넣어 쓰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자.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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