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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로 1㎝만큼 독특해졌지만… 29CM 아직은 못 넘은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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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 기자]

"사람간 평균 거리인 30㎝에서 1㎝만큼 독특해지겠다."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의 사명에 숨은 함의다. 포부대로 독특해졌는지, 29CM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2013년 론칭한 지 12년 만이다. 그렇다면 29CM가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비결은 뭘까. 그 뒤에 숨은 단점과 한계는 없을까.

지난해 여성 패션 플랫폼 ‘29CM’가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사진 | 29CM 제공]

지난해 여성 패션 플랫폼 ‘29CM’가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사진 | 29CM 제공]


셀렉트숍 '29CM(운영사 무신사)'가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전년 대비 54.0% 늘어난 수치로, 2013년 론칭한 지 12년 만이다. 주력인 여성 패션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거래액이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2018년 연간 거래액이 5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경쟁 플랫폼 'W컨셉'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다. 2011년 브랜드를 론칭한 패션 플랫폼 W컨셉(신세계 계열)은 선발주자답게 거래 규모나 인지도 면에서 29CM를 앞섰다.

판도가 달라진 건 2022년이다. 29CM의 연간 거래액은 2022년 4878억원, 2023년 7340억원, 2024년 1조원 이상을 기록해 각각 4581억원, 5148억원, 5722억원에 머무른 W컨셉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용자 수도 추월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29CM의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전년 대비 41.0% 증가한 150만명이었다. 같은 기간 W컨셉은 26% 늘어난 91만명에 그쳤다.

그렇다면 29CM의 가파른 성장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적절한 타이밍에 여성 패션 플랫폼으로 리브랜딩한 게 주효했다. 출시 당시 29CM는 이커머스 플랫폼보단 온라인 편집숍에 더 가까웠다. 감각적이면서도 독보적인 UI·UX 스타일로 마니아층을 저격해 이목을 끌었다. 그래서인지 플랫폼도 온라인 팝업 스토어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잦았다.

2020년엔 칠성사이다·질레트 등 패션과는 거리가 먼 브랜드들과 협업해 독특한 단독 판매상품들을 출시했다. 같은해 힙합 듀오 재지팩트의 10주년 기념 굿즈를 단독 판매해 완판하기도 했다. 2021년 9월엔 '살바도르 달리' 전시 티켓 1000장을 한정 판매했다.

이렇게 마니아층을 만들어낸 29CM는 2022년을 기점으로 여성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리브랜딩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여성 구매 고객은 전년 대비 70% 가까이 늘어났다. 거래액 상위 10개 브랜드 중 여성 패션 브랜드가 7개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도 커졌다.


29CM 관계자는 "여성 패션 브랜드를 강화하고 2539 고객층(25세부터 39세)의 취향에 맞춘 리브랜딩으로 거래액이 늘어났다"며 "현재 여성 패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신진 브랜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29CM만의 톡톡 튀는 콘텐츠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29CM는 자신들의 플랫폼에 입점한 브랜드를 독특한 방식으로 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 대표적인 건 '브랜드코멘터리'다. 3분가량의 영상을 통해 브랜드명을 정한 계기, 과거 에피소드 등 입점업체의 스토리를 흥미롭게 다룬다.

29CM에 따르면, '브랜드코멘터리'에 참여한 업체의 방송 후 2주간 매출은 이전 대비 평균 3배 성장했다. '브랜드코멘터리'가 고객에게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노출시키는 창구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쇼츠 콘텐츠 '29에서줍줍'도 흥행 시리즈 중 하나다. 29에서줍줍은 입점 상품 10가지를 감성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콘텐츠다. 올해 3월까지 총 34편의 콘텐츠를 공개했는데, 여기에 등장한 상품의 총 거래액은 2주간 평균 3억원을 넘어섰다.

29CM 관계자는 "새로운 여성 패션 브랜드들을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역량 있는 브랜드들을 지원하고 관련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29CM만의 시장 경쟁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세를 몰아 29CM는 오프라인 플랫폼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는 6월 오픈하는 성수동 편집숍 '이구홈 성수'가 대표적이다. 29CM는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6000가지의 상품을 선보이고, 매장 내 팝업존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그렇듯 29CM 앞에도 살펴봐야 할 변수가 숱하다. 그중 하나는 비싼 가격대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전국 15~39세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패션 플랫폼 인식'을 조사한 결과, '비싼 가격(22.5%·복수응답)'을 단점으로 뽑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29CM가 오프라인 매장 ‘이구홈 성수’ 오픈을 앞두고 있다.[사진 | 29CM 제공]

29CM가 오프라인 매장 ‘이구홈 성수’ 오픈을 앞두고 있다.[사진 | 29CM 제공]



현재 29CM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대부분의 의류들은 10만원대로 구성돼 있다. 할인 혜택을 적용한 제품도 7만~8만원대다. 이는 여성 패션 플랫폼 거래액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지그재그'와 비교하면 더 눈에 띈다.

지그재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워 넓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지그재그의 MAU는 314만명으로 29CM의 두배 수준이다. 그 때문인지 거래액 규모도 훨씬 크다. 지난해 지그재그는 2조원에 육박하는 거래액을 달성했다.

29CM는 사람과 사람 간 거리를 표현한 사명이다. 사람 간 평균 거리 30㎝에서 1㎝만큼 독특해지겠단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기 위해선 플랫폼과 콘텐츠만큼 가격도 중요한 요소다. 과연 29CM는 고객에게 특별한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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