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7.0 °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저 사람 낯이 익은데"…비번날 눈썰미로 절도범 붙잡은 경찰관

연합뉴스 강영훈
원문보기
사흘 전 발생한 무인점포 절도 용의자 인상착의 기억해 긴급체포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어, 저놈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지난 3월 23일 오후 9시 40분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카페 앞.

용의자 발견한 최정훈 경위[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용의자 발견한 최정훈 경위
[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번 날을 맞아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딸과 통화를 위해 잠시 밖으로 나온 수원중부경찰서 행궁파출소 소속 최정훈(56) 경위는 낯익은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전화를 끊은 뒤 본능적으로 그의 뒤를 밟기 시작했다.

최 경위는 행궁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동료들에게 지원을 요청하고는 다시 딸에게 전화를 걸어 미행을 들키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통화했다.

50m쯤 뒤쫓았을 때 해당 남성이 택시를 타려고 하자 최 경위는 더는 지원을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급히 달려가 그의 팔을 뒤로 꺾었다.

최 경위는 "경찰입니다. 당신을 긴급체포합니다"라고 말하며 미란다 고지를 했다.


사연은 이랬다.

최 경위에게 붙잡힌 남성은 최근 출소한 것으로 알려진 40대 A씨로, 같은 달 20일 오후 7시 28분께 행궁파출소 관내인 수원시 팔달구 소재 무인 옷 가게에서 검은색 티셔츠를 훔쳐 달아났다.

이튿날 가게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최 경위는 CCTV를 유심히 보면서 사건 용의자인 A씨의 인상착의를 숙지했다.


무인 옷가게 절도 중인 용의자[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무인 옷가게 절도 중인 용의자
[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A씨는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검은색 모자', '붉은색 가방 어깨끈' 등 옷차림새와 장구류에 특징이 있었다.

이로부터 이틀이 지나 비번 날을 맞은 최 경위는 집 주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도서관이 문을 닫자 카페로 이동해 남은 공부를 더 하던 중,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A씨를 발견한 것이다.

최 경위는 퇴직 이후 태국에서의 사업을 위해 독학으로 태국어 공부에 매진 중이어서, 비번 날이면 도서관을 찾는다고 한다.


최 경위는 "전화 통화 중 지나가는 사람을 보니까 사건 용의자인 A씨가 맞더라. 인지하고 나니 몸이 자연적으로 따라가게 됐다"며 "그러면서 무인 옷가게 사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우리 행궁파출소에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 경위에게 붙잡힌 A씨는 아무런 말도, 저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 경위는 때마침 도착한 동료 경찰관들에게 A씨를 인계했다.

최정훈 경위[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정훈 경위
[경기남부경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사 결과 A씨는 이 사건 외에도 지난 2월 11일 수원 시내 도서관에서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훔친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위는 "근무할 때만 경찰관이 아니라 언제나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으로 있을 것"이라며 "나 말고 다른 경찰관도 똑같이 행동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찰 활동을 알리는 '나는 경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 경위의 사례를 14일 소개했다.

최 경위의 검거 활약상은 경기남부경찰청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ky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신민아 김우빈 기부
    신민아 김우빈 기부
  2. 2송성문 샌디에이고행
    송성문 샌디에이고행
  3. 3엡스타인 클린턴 연루
    엡스타인 클린턴 연루
  4. 4김상식 감독 베트남 3관왕
    김상식 감독 베트남 3관왕
  5. 5푸틴 우크라 종전
    푸틴 우크라 종전

함께 보면 좋은 영상

연합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독자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