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체율 관리 계획 제출"…금감원, 79개 저축은행 CEO 모두 소집

19일 전체 저축은행 CEO 대상 워크숍 개최… 건전성·연체율 관리 당부
이복현 원장 퇴임 한 달도 안 남은 상황, 업계에선 "이례적이다" 평가

저축은행 로고. 저축은행중앙회.

금융감독원이 79개 저축은행 CEO(최고경영자)와 임원을 호출한다. 오는 하반기 자산건전성과 연체율 관리 등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업계서는 금융감독원장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체 저축은행을 호출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1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본원 2층 대강당에서 국내 79개 저축은행과 만난다. 행사 취지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관리 당부를 위한 CEO 워크숍이다. 참석 대상은 전체 저축은행 CEO와 건전성 관련 임원·부서장이다. 워크숍은 한구 금감원 중소금융 부원장보가 주재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13일까지 전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CEO 워크숍 참석자 명단과 연체율 관리 계획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워크숍에선 금감원이 하반기 저축은행 감독·검사 방향을 설명할 예정이다. 업계의 자산건전성 관리 현황이 어떤지 설명하는 자리도 갖는다. 부실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은행은 현재 어떻게 건전성을 관리하는지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시간도 있다. 다만 이날 워크숍에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리와 관련한 언급은 따로 없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PF 대규모 부실 등 영향으로 침체된 상황이다.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은 3974억원 당기순손실을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8.52%를 기록하며 전년(6.55%) 대비 2%P(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2015년의 9.2% 연체율 기록 이후 최고치다.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10.66%를 기록해 지난해 말(7.75%) 대비 2.91%P 올랐다.

저축은행들은 금감원이 79개 사 CEO를 모두 소집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임기가 다음 달 초 마무리되는 상황이기에 더 그렇다. 건전성 관리를 도와주겠다는 금융당국 취지는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79개 사 대표를 모두 부르는 건 업계에서 거의 처음 봤다"며 "금감원장이 퇴임하기 전에 건전성과 연체율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라는 본인의 의지를 전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감원은 해당 워크숍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행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업계와 소통하기 위한 자리이며, '소집'이란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큰 틀에서 연체율 관리와 부실여신 정리, 여신 취급 절차 강화 등을 당부할 것"이라며 "요새 해킹 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전산 보안도 종합적으로 신경 써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도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1년에 한 번씩 워크숍을 진행했었는데, 더 많은 CEO의 참석을 독려하고자 금감원이 비슷한 취지의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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