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해 어떤 것도 준비하지 않기로 했다. 빌바오에서 토트넘을 이기고 유로파리그 우승을 할 경우 퍼레이드를 개최하지 않는다. 대신 다음 날 캐링턴 훈련장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단판 승부를 치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지막 퍼레이더는 2012-13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를 결정했던 시즌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마지막 해였다.
이후에는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17위까지 추락하면서 강등권과 밀접한 순위까지 떨어졌다. 시즌 도중 감독 교체를 했지만 효고는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유로파리그 결승전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대항전에서 우승을 하고도 퍼레이드를 하지 않은 사례는 있다. 2007-08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을 당시에도 별도의 행사를 열지 않았는데 선수단 불만이 꽤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첼시를 꺾고 유럽 최정상에 올랐으나, 별다른 행사없이 조용히 시즌을 끝냈다.
다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일각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퍼레이드 생략이 비용 절감이라는 시선이 있다. 대규모 행사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 비용이 발생하며, 치안 및 행정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BBC’에 따르면, 두 시즌 연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자체 연말 시상식까지 건너 뛰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FA컵 우승을 했지만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여성팀이 프리미어리그 3위에 FA컵 우승을 조준하고 있지만 어떤 행사도 하지 않는다.
실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는 지난 3월 BBC 인터뷰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올해 말까지 구단이 파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재 약 10억 파운드(약 1조 7천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 중 3억 3100만 파운드(약 6242억 원)는 아직 지급되지 않은 이적료로 남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36경기 10승 9무 17패 승점 39점으로 16위에 머물러 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한 시즌 최다 패배(17패)를 기록 중이며, 7경기 연속 무승으로 동기부여가 없다.
이는 1973-74시즌 강등 당시 기록과 맞먹는 최악의 흐름이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리그에서 20패를 기록하고 2부리그로 강등된 바 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가장 심각한 성적 부진이다.
웨스트햄전 0-2 패배 직후, 아모림 감독은 “우린 더 이상 빅클럽이 아니다. 경기에 패해도 놀라지 않는 분위기가 가장 위험하다”며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유로파리그 결승만 바라보고 있는 건 위험한 착각이다. 구단 전반에 변화가 없다면 미래는 어둡다”고 강조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올여름 대대적인 리빌딩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나 또한 다른 이에게 자리를 내줄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고위층에 직접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레전드 파트리스 에브라도 결승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이번 결승은 단순한 우승 싸움이 아니다. 맨유의 미래가 걸린 경기다”라고 말하면서 “만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불가능하다. 선수 영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 브랜드 가치, 감독 권한 등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로파리그를 제패하더라도 퍼레이드 대신 내부 바비큐 파티만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점은, 자축보다는 자성(自省)의 성격이라는 시선도 있다. 전통과 자존심을 중시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꽤 이례적인 결정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하락세와 무기력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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